김종양 인터폴 총재 "경찰도 잘 모르는 인터폴, 오해 없길 바랐죠"

입력 2021-04-01 17:29   수정 2021-04-0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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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은 화려한 장비로 무장해서 국경을 넘나들며 범죄 조직을 통쾌하게 소탕하는 줄 아시죠. 완전한 오해입니다.”

2018년 한국인 최초로 인터폴 수장에 오른 김종양 인터폴 총재(59·사진)가 지난달 25일 책 《인터폴의 세계》를 펴냈다. 김 총재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책을 쓴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경찰도 인터폴이 정확히 무엇을 하는 조직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인터폴이 어떤 역할을 하는 기구인지, 조직 구조와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고 답했다.

김 총재는 “인터폴은 세계 각국의 경찰을 이어주고 수사 협조를 이끌어내는 ‘가교’이지, 직접 범죄 집단을 잡는 특공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와 영화 등에선 인터폴을 전지전능한 국제경찰로 묘사하는 사례가 많지만, 실제로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직접 범죄자를 체포하거나 무기를 들고 해외에서 소탕 작전을 펼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세계 각국의 안전 관련 정보를 한곳에 모아 분석·관리하고 공조 수사가 필요할 때 수사를 기획하는 역할을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총재는 《인터폴의 세계》가 인터폴에 대한 이 같은 오해를 풀어줄 수 있는 ‘기본서이자 해설서’라고 소개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도 마찬가지로 인터폴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는 책이 없더라고요. 인터폴 부총재 시절인 4년 전부터 책을 쓰겠다는 마음을 먹고 조금씩 준비해왔어요. 마침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에 발이 묶이는 바람에 시간적 여유도 조금 생겨 이번에 책을 펴냈습니다.”

김 총재는 “각종 범죄가 지능화, 사이버화하면서 인터폴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범죄는 국경을 가리지 않고 여러 곳에서 함께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특정 국가의 경찰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총재는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가짜 백신 판매라든지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며 “코로나19 관련 특이 범죄가 발생하면 세계 각국과 사례를 공유하면서 팬데믹(대유행)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통부에서 일하던 김 총재는 당시 고시 출신 경정특채 제도를 통해 1992년부터 경찰로 일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인터폴 관련 업무를 맡는 경찰청 외사국장으로 일하던 2012년 인터폴 집행위원에 선출됐고,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일하던 2015년 인터폴 부총재에 당선됐다. 인터폴 부총재 임기가 거의 끝나가던 2018년 10월 인터폴을 이끌던 중국 멍훙웨이 총재가 중국 당국의 수사를 받느라 총재직에서 물러나면서 김 부총재가 총재 권한대행이 됐다. 한 달 뒤 열린 총회에서 정식 총재로 선출돼 올 11월까지 인터폴을 이끌 예정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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