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지금과 같은 백신 접종 시스템으로는 민간의료기관에서 백신 접종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오는 2일 백신 접종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간호사 등을 대표해 각 협회장과 부회장 등이 2일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하지만 의사 단체는 대표는 빠졌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은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고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접종을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을 통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보건의료 기관장이 백신을 맞는데 의사협회가 빠졌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보건의약단체장이 간담회를 해 현안을 얘기하고 마포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기로 했다. 좋다. 사실 이런 제안은 이전에 내가 먼저 했다. 그동안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는 실무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 이사가 여러차례 협의를 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해야할 일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맞는 쇼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업무를 맡을 동네의원이 1만곳이 넘는다. 이들이 온도계가 달린 코로나19 백신 보관 냉장고를 갖춰야 한다. 이 냉장고는 밖에서 온도를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장치가 달린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처음에 질병청은 디스플레이 장치가 있든 없든 상관없다고 지침을 내놨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디스플레이 장치가 있는 제품만 가능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의료기관은 반품하고 장치를 다시 구입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자체와 정부가 손발이 맞지 않는다."
▶야간 백신 온도 모니터링 문제도 지적했다.
"백신 접종 민간 의료기관 중 대다수가 의사 한명 정도 근무하는 동네의원이다. 24시간 냉장고 온도를 모니터링 하는게 불가능하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대책을 요청했지만 5주째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백신 접종센터의 처우 개선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백신 부작용 치료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의사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요양병원 등의 접종 현황을 파악했다. 의료기관에 따라 발열 근육통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40~90%에 이른다. 일부 병원은 한두명 빼고 모두 근육통을 호소한다는 의미다. 다른 백신은 발열 근육통도 소수만 나온다. 국민 10만명이 접종하면 적게 잡아 40% 라고 해도 4만명이 발열 근육통을 호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 중 일부가 응급실을 찾는다해도 응급실이 마비될 수 있다. 진짜 응급 환자를 못 받아 의료대란이 날 수 있다. 타이레놀 먹어라 해서는 안된다. 야간에 운영하는 백신 부작용치료센터를 임시로 만드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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