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랜더스의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롯데를 향해 도발을 하며 유통 라이벌 구도를 형성시킨 가운데 롯데 자이언츠가 "고수는 말을 하지 않는다"며 맞대응했다. 이에 두 유통 대기업의 '기싸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용진 구단주의 도발에 허문회 롯데 감독은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계속 롯데가 이겼으니까 그런 도발을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수들은 원래 말을 잘 안 한다"고 웃었다.
이어 "나는 9개팀에 모두 이기고 싶은데, 왜 롯데만 꼽아서 도발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롯데만 이기면 뭐하나 다른팀을 이겨야 하지 않나"라며 "전혀 고수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2일 오후 클럽하우스에 접속해 롯데를 언급하며 "상대를 자극해야 야구 판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강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돼야 관심이 쏠린다는 의미였다.
정용진 부회장은 "롯데를 싫어해서 깐 게 아니라 야구판을 키우고 싶었다"면서 "롯데는 우리의 30년 동반자다. 롯데 덕분에 우리도 크고 롯데도 우리 덕분에 같이 컸다"고도 치켜세웠다.
두 그룹의 자존심 대결은 유통 현장에 이미 달궈진 상황이다. 지난 29일 오후 롯데마트는 연중 최대 규모 할인 행사를 알리면서 "야구도 유통도 붙어보자"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정용진 부회장이 클럽하우스에서 롯데를 저격하는 발언을 했다. 이후 이마트가 야구단 창단을 기념해 상반기 최대 할인 행사인 '랜더스 데이'를 시작했고, 이에 롯데는 롯데온(ON) 홈페이지에 개막전 기념 이벤트 소식을 전하며 "원정 가서 쓰윽 이기고 ON"이라고는 문구를 넣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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