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래디쉬 인수를 추진하며 네이버와 글로벌 IP 비즈니스 전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카카오는 래디쉬, 네이버는 왓패드를 앞세워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카카오가 래디쉬를 인수하는 핵심 이유는 IP 비즈니스다. 래디쉬의 ‘이야기 IP’를 다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확장하는 사업이다. 기본적으로 래디쉬의 웹소설 IP를 웹툰화해 카카오 웹툰 플랫폼으로 유통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웹소설 원작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같은 히트작을 내놓겠다는 계산이다. 이 작품은 누적 조회 수 6억2000만 건, 누적 매출 400억원을 달성했다.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른 장르로 IP를 확장할 수도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에 IP를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 업체들은 세계 각국 콘텐츠 IP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유통되는 네이버웹툰 원작 드라마 ‘스위트홈’은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 8개국에서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카카오페이지의 IP 기반 영화 ‘승리호’도 넷플릭스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드라마 웹툰 등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2949억달러를 기록했다. 2024년 2조7966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래디쉬와 왓패드 등 웹소설 플랫폼 IP의 확장 가능성은 천문학적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미국 시장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매출 3위 웹툰 플랫폼 타파스의 지분 40%를 쥐고 있지만 아직 경영권을 확보하진 못했다. 래디쉬를 인수함으로써 전세를 역전시키겠다는 게 카카오의 복안이다. IT업계는 카카오가 일본 웹툰 시장에서 픽코마를 키워 네이버를 따라잡은 만큼 미국에서도 같은 상황을 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시장 규모가 8098억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구민기/김채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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