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5일 전통적으로 당 지지세가 강한 서남권 집중 유세에 나섰다. 강서구에서 출발해 금천구, 영등포구 등에서 막판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그동안 박 후보는 민주당의 험지인 강남3구에 공을 들이기보다는 민주당 우세 지역이나 서대문·마포·용산구 등 청년층 인구가 많은 곳에 집중했다.
오 후보와 비교해 좁은 동선으로 거점 공략에 나선 게 특징이다. 하루에 여러 곳을 찾아 유세하는 것보다 방문하는 지역의 현안 관련 공약을 한 가지씩 제시하는 전략을 썼다. 간담회 등을 통해 소상공인, 대학생, 지역주민들의 어려움을 듣고 메시지를 전하는 ‘소통’에도 승부수를 걸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 콘셉트 자체가 ‘경청 유세’”라며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 이야기를 듣고 답하는 포맷으로 짜여져 있어 국민의힘과는 스타일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세부 동선을 미리 확정하기보다는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해 실시간으로 움직인다는 방침도 박 후보 캠프의 전략이다. 지난 1일 박 후보는 양천구 거리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용산도시기억전시관을 찾았다. 오 후보가 전날 관훈토론회에서 한 용산참사 관련 발언이 문제가 되자 참사 당시 시장이었던 오 후보를 비판하기 위한 실시간 행보였다.
오 후보는 본투표 전 마지막 선거운동 일정으로 이틀간의 ‘스마일’ 유세에 나섰다. 서울 전역을 차량으로 순회하는 동선이 웃는 모양의 이모티콘을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이날 오 후보는 강서구에서 시작해 한강 남쪽을 가로질러 강동구에 이르는 광폭 행보를 했다.
6일 역시 광진구에서부터 서대문구까지 유세하는 강행군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 후보는 자신의 유세 동선을 ‘V’ ‘W’ ‘A’ 등 알파벳으로 표시하며 하루에 8~9곳의 지역구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이른바 ‘유세 대장정’ 콘셉트로 최대한 많은 곳을 들르며 정권 심판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오 후보는 야당의 ‘험지’도 많이 찾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5일 이후 이날까지 48번의 유세 중 관악·구로·금천구 등 서남권(15회)과 강북·노원·도봉구 등 동북권(15회) 등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곳을 자주 방문했다. 서초·강남·송파구 등 강남3구 유세는 일곱 번에 그쳤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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