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휴대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 함에 따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가 미국과 중국의 거대 제조사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처지가 됐다.
특히 프리미엄급에선 애플 아이폰에,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 제조사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가져갈지에 관심이 모인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9%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애플은 15% 점유율로 2위, 화웨이는 14%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샤오미(11%)였으며, 오포(8%)와 비보(8%)가 그 뒤를 이었다.
삼성, 애플, 중국 업체들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이날 이사회 결의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부문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MC사업부문 매출은 지난해 기준 5조2171억원으로 전사 매출의 8.2% 수준이다.
LG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로 9위 정도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비중으로 보면 크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10명 중 1명(13%)이 LG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북미 시장에서는 애플과 삼성에 이어 14%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남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모토로라, 샤오미에 이어 애플과 비슷한 4% 점유율로 4위를 점하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국내와는 달리 해외시장에선 중저가폰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이어왔다. 사실상 의미 있는 사업을 전개했던 북미시장에선 애플과 삼성이, 중남미 시장에선 삼성과 모토로라, 중국 업체들이 LG전자의 빈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가 LG의 공백을 대부분 메울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고집하는 소비자들은 아이폰보다는 갤럭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올 들어 줄곧 보급형폰에 힘을 싣고 있다. 아이폰과 중국폰 사이에서 점차 입지가 줄어들고 있어 일단 외형 유지부터 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9%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나, 4분기 기준으로는 애플에 점유율 1위를 뺏겼다. 애플이 고급형 라인과 함께 아이폰SE 등 보급형 기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도 미국 정부의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웨이 대신 유럽, 남미, 동남아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기종을 통해 해외시장에선 화웨이의 빈자리를, 국내에선 LG전자의 공백을 채우겠다는 방침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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