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유력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의향서(LOI)를 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회생절차 돌입이 임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일 쌍용차 채권단에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묻는 의견 조회서를 송부했다. 조회서엔 회생절차 개시 동의 여부와 관리인·조사위원 선임 사안 등 의견을 묻는 내용이 포함됐다.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은 내부엔 회생절차 돌입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HAAH오토모티브 투자가 성사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실제로 HAAH오토모티브는 법원이 요구한 시점(3월31일)까지 투자의향서를 보내지 않은 상태다.
쌍용차가 회생절차에 들어갈 지 문제는 전적으로 법원이 결정할 몫이다. 채권단 등 의견을 들은 법원이 오는 8∼10일께 회생절차 돌입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리인으로는 예병태 쌍용차 사장이 유력하다. 회생절차에선 원칙적으로 기존 경영자 관리인(DIP) 제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재산유용, 은닉 또는 부실화에 중대한 책임이 있으면 제3자가 관리인으로 선임된다. 법원은 예 사장을 관리인으로 추천했지만, 쌍용차 노조는 그를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 새로운 투자자가 나와야 쌍용차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회생절차 개시 결정 이후엔 △채권 신고와 조사 △회생계획안 제출(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클 때) 등 절차가 진행된다.
결국, 구조조정과 채권탕감 등을 통해 쌍용차의 몸집이 줄어든 상태에서 새로운 투자자가 쌍용차를 인수하는 방안이 나온다. HAAH오토모티브가 계획한 투자금이 2800억원 정도였다는 점에서 2000억∼3000억원의 현금 투입이 가능한 업체라면 쌍용차의 주인 자리를 노려볼 만하다.
앞서 법원은 "쌍용차와 채권자, 기타 이해관계인들이 인수합병(M&A) 절차를 포함해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하면 충분히 검토하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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