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 등을 폭넓게 보장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지난달 25일 시행됐다. 금소법은 과거 개별 금융법에 따라 일부 상품에 적용했던 금융사 영업행위 규제를 원칙적으로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금융사들은 상품을 팔 때 이른바 ‘6대 판매원칙’을 지켜야 한다.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불공정 영업행위 금지, 부당 권유 금지, 광고 규제를 가리킨다.
금융사에는 소비자의 재산 상황, 거래 목적 등을 확인해 적합·적정한 상품을 권유하고 수익의 변동 가능성 등 중요사항을 설명할 의무가 생겼다. 대출을 내주면서 다른 상품을 끼워팔거나 투자상품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알린다면 불공정 영업이나 부당 권유가 된다.
이처럼 금융사가 주요 영업행위 규제를 어기고 상품을 판매했다면 소비자는 ‘위법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소비자가 위반 사항을 안 날로부터 1년 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5년 가운데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가능하다. 이 경우 해지 시점부터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하면 중도상환수수료, 환매수수료, 위약금 등을 부담하지만 위법한 계약의 경우에는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해지 이전에 납부한 대출 이자, 카드 연회비 등은 돌려받을 수 없다.
금융사는 상품을 권할 때 설명을 제대로 했고 소비자도 이해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서명, 녹취 등을 받는다. 설명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다면 끝까지 확인할 것을 금융당국은 강조했다. 금융사가 서면, 우편, 이메일, 태블릿PC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제공하는 상품설명서는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좋다. 핵심설명서에는 유사 금융상품과 차별화되는 특징, 계약 후 발생 가능한 불이익에 관한 사항, 민원을 제기하거나 상담을 요청하려는 경우 이용 가능한 연락처 등이 나온다.
금융 소비자의 권익 신장을 목적으로 제정된 금소법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지 약 8년 만인 지난해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산림조합은 금소법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 금융당국은 관계부처와 함께 이들 기관에 금소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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