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대장 아파트 중 하나인 '압구정 현대' 80평(공급면적 기준)이 80억원에 거래되며 3.3㎡당 1억원을 찍었다. 조합 설립에 이어 새 시장 선거를 앞두고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압구정 일대 재건축이 몸값을 올리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7차' 전용 245㎡(공급면적 264㎡·80평)가 지난 5일 80억원에 손바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동일한 주택형이 67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만에 13억원이 뛰었다. 압구정 일대 재건축 단지를 통틀어 역대 최고가다.
최근 압구정에선 중소형뿐 아니라 대형 주택형에서도 '평당 1억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압구정동 '현대 2차' 전용 198㎡(공급 63평)가 63억원에 거래신고됐다. 지난 1월 52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두달만에 10억원 넘게 올랐다. 같은 달 '현대 1차' 전용 196㎡(공급 64평)도 63억원에 손바뀜했는데,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후 해당 주택형은 64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는 지난해 '6·17 대책'에서 발표한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를 피하기 위해 조합 설립을 서두르면서 집값이 급등세를 탔다. 조합이 만들어진 뒤에는 10년 이상 소유, 5년 이상 실거주한 1주택자 외에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2·4 대책'에서 정부가 공공이 주도하는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후 공공 대신 고급화가 가능한 민간 재건축으로 수요가 더 몰렸다.
오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압구정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새 시장이 민간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압구정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압구정 대형 아파트는 희소성이 높아 대출이 나오지 않는데도 대기 수요가 있어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인 분위기"며 "시장선거를 앞두고 매물이 더욱 귀해졌다"고 전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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