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수년 내에 개인마다 암, 당뇨 등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이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문업체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IRB 승인은 정부가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한 지 2년2개월 만에 떨어졌다. 출발은 산업통상자원부가 13개 질병 관련 유전자에 대해 공용IRB 심의를 받는 조건으로 마크로젠을 DTC 실증특례 사업자로 선정한 2019년 2월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마크로젠이 공용IRB 승인을 받은 건 당뇨 한 개뿐이었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만큼 사실상 ‘올스톱’ 상태였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이번에 모든 항목에서 승인을 받은 만큼 상반기 유전자 분석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석 대상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생활하는 2000명이다. 참가자는 유전자검사를 받은 뒤 발병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대상으로 6개월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게 된다.
마크로젠은 이후 질병 예방 효과를 분석해 DTC 유전자검사 상용화를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후 정부 허가가 떨어지면 DTC 서비스는 일반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누구든 돈만 내면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테라젠이텍스에서 분사한 테라젠바이오는 비만(6개) 및 영양(18개) 유전자 항목에 대해 사업을 신청했지만 비만 항목만 심의를 통과했다. 암 등 질병 위주 유전자로 사업을 추진 중인 디엔에이링크는 단 한 항목도 통과하지 못했다. 메디젠휴먼케어는 운동 유전자(13개)로 지난 1월 공용IRB의 승인을 받았다. “의료 영역을 침범할 여지가 적은 운동과 웰니스에 대해서만 활로를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는 “DTC로 검사 가능한 유전자 수가 중국은 350개, 일본은 320개에 달하지만 한국은 70개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정책은 운동·영양 유전자는 물론 질병·키 유전자 항목에 대해서도 DTC 검사를 허용하는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발이 묶이자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메디젠휴먼케어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달 인도네시아 재계 2위 그룹인 살림그룹과 유전체 분석기업 설립 계약을 맺었다. 중국에서도 현지 업체와 합작기업 두 곳을 설립했다. 디엔에이링크의 지난해 수출(40억원)은 2019년(12억원)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123억원에서 98억원으로 20% 줄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마크로젠, 질병 유전자 분석 시작
마크로젠은 의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공용IRB)로부터 당뇨, 암, 고혈압 등 13개 질병에 관한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검사 실증특례 연구에 대해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6일 발표했다. DTC 유전자검사는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분석업체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는 서비스다. 마크로젠이 검사하는 질병 유전자는 제2형 당뇨병, 간암, 대장암, 전립선암, 폐암, 위암, 고혈압, 골관절염,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심방세동, 파킨슨병, 황반변성 등 13개 항목이다.IRB 승인은 정부가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한 지 2년2개월 만에 떨어졌다. 출발은 산업통상자원부가 13개 질병 관련 유전자에 대해 공용IRB 심의를 받는 조건으로 마크로젠을 DTC 실증특례 사업자로 선정한 2019년 2월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마크로젠이 공용IRB 승인을 받은 건 당뇨 한 개뿐이었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만큼 사실상 ‘올스톱’ 상태였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이번에 모든 항목에서 승인을 받은 만큼 상반기 유전자 분석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석 대상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생활하는 2000명이다. 참가자는 유전자검사를 받은 뒤 발병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대상으로 6개월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게 된다.
마크로젠은 이후 질병 예방 효과를 분석해 DTC 유전자검사 상용화를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후 정부 허가가 떨어지면 DTC 서비스는 일반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누구든 돈만 내면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중국에도 뒤처지는 한국 DTC 서비스
마크로젠이 공용IRB 문을 열어젖히며 DTC 서비스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섰지만, 업계의 불만은 여전히 높다. 해외에 비해 공용IRB의 문턱이 너무 높다는 이유에서다.테라젠이텍스에서 분사한 테라젠바이오는 비만(6개) 및 영양(18개) 유전자 항목에 대해 사업을 신청했지만 비만 항목만 심의를 통과했다. 암 등 질병 위주 유전자로 사업을 추진 중인 디엔에이링크는 단 한 항목도 통과하지 못했다. 메디젠휴먼케어는 운동 유전자(13개)로 지난 1월 공용IRB의 승인을 받았다. “의료 영역을 침범할 여지가 적은 운동과 웰니스에 대해서만 활로를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는 “DTC로 검사 가능한 유전자 수가 중국은 350개, 일본은 320개에 달하지만 한국은 70개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정책은 운동·영양 유전자는 물론 질병·키 유전자 항목에 대해서도 DTC 검사를 허용하는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발이 묶이자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메디젠휴먼케어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달 인도네시아 재계 2위 그룹인 살림그룹과 유전체 분석기업 설립 계약을 맺었다. 중국에서도 현지 업체와 합작기업 두 곳을 설립했다. 디엔에이링크의 지난해 수출(40억원)은 2019년(12억원)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123억원에서 98억원으로 20% 줄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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