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주요 그룹 급식사업에 주목한 것은 2017년 9월이다.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단체급식 과점 상황을 개선하라”고 공정위에 지시하면서다. 공정위는 즉각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CJ프레시웨이 등 대기업 계열 급식 업체의 내부거래 조사에 들어갔다.
당시 업체들은 “자율경쟁으로 형성된 시장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손보는 것은 문제”라고 맞섰다. 하지만 공정위는 2017년 9월 기업집단국을 신설해 조직을 확대한 뒤 단체급식 내부거래 문제에 대해서도 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가 대기업 전담조직을 되살린 것은 12년 만의 일이었다.
이후 공정위는 3년여에 걸쳐 단체급식의 계약 형태, 영업이익률, 지분 구조 등을 수집·분석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 위반으로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현장조사를 하는 등 대기업 단체급식 내부거래 문제와 관련해 압박 강도를 높였다. 지난 2월에는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들이 삼성웰스토리를 부당 지원했다는 내용을 심사보고서에 담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3년 동안 대기업 단체급식 문제를 조사해왔다”며 “일감개방 선포식도 그 연장선상에서 업체들의 자율적 시정조치 노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급식 업체들의 시각은 다르다. 올해 1월 일감개방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공정위 제안으로 협의가 시작됐고, 2월부터 공정위가 행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일감개방 선포식은 공정위의 집중 조사를 받아온 대기업들이 사실상 ‘항복 선언’을 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장 삼성만 하더라도 오는 5월께 예정된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의 수준을 낮추기 위해 참여가 불가피했으며,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공정위의 칼날이 확대될 수 있다는 공포를 느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일각에선 조직 축소 위기에 빠진 공정위 기업집단국이 존재감 과시를 위해 벌인 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지훈/김소현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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