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국민의힘)은 7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7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직후 “서울 시민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 당선인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완승한 것으로 나온 이날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서도 비교적 담담했다. 당선 소감을 묻는 말에도 “당선이 확인된 게 아니어서 (당선) 소감을 말씀드리는 게 도리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출구조사 직후 ‘와’하는 환호성이 터져나오자 두 눈을 질끈 감았다가 감격한 듯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한때 눈시울도 붉어졌다.
오 당선인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이번 선거는 특별히 길었다”고 답했다. 이어 “처음 출마 선언을 하고 당내 경선과 단일화를 치렀고, 결승까지 이르렀다”며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고 했다.
오 당선인은 2011년 서울시장 사퇴 이후 10년간 정치 야인 생활을 했다.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 연이어 낙선하며 정치 생명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오 당선인의 재기를 위해서 이번 선거 승리는 절실했다.
오 당선인은 요즘에는 찾아보기 힘든 ‘개룡남(개천에서 용 난다)’이다. 귀공자 외모와 달리 가난한 유년기를 보냈다. 그는 가난을 이겨내야 한다는 절실함 때문에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엉덩이에 종기가 날 정도로 공부했다는 오 당선인은 또래보다 이른 23세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스타 변호사이자 방송인으로 활약하던 오 당선인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 강남을에 출마해 승리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기업인의 정치자금 후원 금지, 지구당 폐지 등을 핵심으로 하는 정치자금법을 비롯해 공직선거법, 정당법 개정안 등 일명 ‘오세훈법’의 국회 통과를 이끌며 소장파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다. 재선이 유력했지만 17대 총선을 앞두고 돌연 불출마 선언을 했다. 당내에 5공·6공 세력의 퇴진을 주장하면서 자신도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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