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자유여행, 이스라엘 마스크 벗어…한국은 접종률 1.9% [여기는 논설실]

입력 2021-04-07 09:54   수정 2021-04-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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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와 호주 국민이 오는 19일부터 양국을 제한 없이 여행할 수 있게 됐다. 방역이 우수한 지역 간에 서로 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의 첫 사례다. 이 조치로 해외에서 온 입국자들의 2주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두 나라는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강력한 국경 봉쇄로 전염병 확산을 저지했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다음주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인구의 61%가 백신을 맞은 덕분이다. 지난해 12월 20일 백신접종에 들어가 10여 일 만인 올 1월 1일 접종률 12.25%를 기록했다. 한 달째인 1월 20일에는 28.01%였다. 2월 21일 단계적 봉쇄 해제에 들어갔을 땐 50.33%(1차 접종 기준)를 넘었다.

유럽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영국도 다음주부터 비필수 상점과 헬스장, 도서관, 미용실, 놀이공원 등의 영업이 허용된다. 미국은 6월 말까지 인구의 75%가 백신 접종을 마쳐 집단면역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하루 평균 백신 접종자는 300만 명에 이른다.
중국도 6월 말까지 인구의 약 40%인 5억6000만 명(11억2000만 회분)이 코로나 백신 접종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백신 1차 접종 건수는 이제야 100만 명을 겨우 넘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39일 만인 어제 접종률 1.9%를 기록했다. 세계 100위권이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국내 인구 70%의 1차 접종을 끝내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6월 말까지 1200만 명, 9월 말까지 3500만 명이 접종을 끝내야 하는데, 이를 생각하면 속도가 너무 느리다.

2분기 중 들여온다던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백신의 구체적인 도입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제라도 백신 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처음부터 백신 가격을 높게 쳐주는 전략으로 대량 확보에 성공했지만, 우리는 이미 늦어진 상태라며 대통령과 고위급이 직접 나서서 실질적으로 백신을 확보하는 ‘백신 외교’에 전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백신만 확보되면 하루 50만 명도 접종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초기에 백신 확보를 못한 게 방역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오늘은 ‘보건의 날’이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1948년 4월 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출범한 날이자 이를 기념해서 제정한 ‘세계 보건의 날’이기도 하다. WHO는 150여 개국에 전문가를 파견해 의료장비와 약품을 제공하고 기술도 원조하고 있지만, 지난해 코로나 발생 초기에 안이하게 대처했다가 각국의 비판을 받았다.

한국은 이종욱 WHO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다. 그가 있었더라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어느 때보다 크다. 방역 최고 지휘자는 정치인이 아니라 의료 전문가여야 한다는 사실도 새삼 절감하게 된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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