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지 2년을 맞은 '조원태호(號)'가 본격적인 비상을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조원태 회장과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주주연합이 공식 해체되면서 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진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조양호 회장을 조용히 추모하는 동시에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코로나19 장기화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분위기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오는 8일 경기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조양호 회장 추모행사를 연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한진그룹은 이날 추모행사 외에 별도의 행사는 열지 않기로 했다. 이날 선영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한진 부사장 등 가족과 한진그룹 임원 등이 참석한다.
조원태 회장 등 가족은 그룹 추모행사에 앞서 강원도 평창 월정사를 찾아 고인을 추모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 1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올해 참석할지 여부는 전해지지 않았다.
그동안 누나(조현아 전 부사장)와 동생(조원태 회장) 간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이달 초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와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건설 등 3자연합은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계약이 지난 1일 종료, 상호 간 특별관계가 해소됐다고 2일 발표했다. 이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과 손잡고 3자연합을 구성해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든지 15개월 만이다. 지난해 12월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확보를 바탕으로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영권을 지킨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통합을 거쳐 코로나19 위기 돌파에 나설 전망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어려운 시기임에도 화물 운송 강화에 힘입어 영업이익 흑자를 지켜낸 바 있다"며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2년 안에 아시아나항공 흡수·통합을 거쳐 한진그룹을 재편하는 과업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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