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명 살해' 최신종 무기징역…"반성문조차 제출 안해"

입력 2021-04-07 16:18   수정 2021-04-07 16:26

여성 2명을 잔혹하게 강간·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최신종(32)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는 7일 강간, 강도 살인, 시신 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최신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 시신 유기를 제외한 나머지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제출된 증거와 피고인의 초기 자백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범행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범죄 경력을 통해 알 수 있는 피고인의 성폭력 범죄 성향과 준법의식 결여,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존중 결여 등을 참작하면 피고인에게 무기징역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할 뿐,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고 형벌을 조금이라도 면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진술을 수시로 바꾸는 등 범행을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최신종은 검찰 조사에서 범행 모두를 자백했으나 1심 재판에서 “자포자기한 심정에서 검사가 원하는 대로 진술한 것”이라며 진술을 뒤집은 바 있다.

최신종은 작년 4월 15일 아내의 지인인 A(34·여)씨를 성폭행한 뒤, 금팔찌와 현금을 빼앗고 살해해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했다. 이로부터 나흘 뒤인 같은달 19일, 모바일 채팅 앱으로 만난 B(29·여)씨도 살해하고 과수원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신종은 살인과 시신 유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약에 취해) 필름이 끊겼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변명을 반복하며 강도·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김성주 부장판사는 이날 판결을 마치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필요하다”며 입법부에 고언을 남겼다.

현재 형법 제72조는 무기징역 재소자가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20년 후 가석방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그동안 살인죄, 강간죄 등 강력범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범죄자가 가석방돼 다시 죄를 짓는 경우를 다수 접했다"며 “입법부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형태의 무기징역 제도를 조속히 입법해, 사실상 사형제가 폐지된 국가로 분류되는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부의 판결이 끝나자 방청석에 앉아있던 유족은 울음 섞인 고성을 내지르며 “사형을 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최신종에게 다가가려 했으나 법정 경위들에게 저지당했다. 교도관은 욕설을 내뱉는 최신종을 법정 밖으로 끌고 나갔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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