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이 오는 8일 발행하는 회사채 규모를 당초 1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증액했습니다. 신사업을 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어떤 사업인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유안타증권은 3년만기 무보증 회사채 1500억원을 신용등급 A+ 민평금리보다 0.1%포인트 낮은 금리로 발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습니다. 최종 금리는 연 1.6%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안타증권은 증권신고서에 회사채로 마련한 자금을 '사업영역 확대를 대비한 투자 재원 확보'에 사용한다고 공시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현재로선 특별한 신사업 아이템은 없다"며 "회사의 사업 확대를 위한 운영자금 등 다양한 목적으로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정한 신사업도 없으면서 왜 회사채를 발행해 이자를 낼까요. 올들어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 등 증시 호황으로 영업이 잘되는 다른 증권사들도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찍고 있습니다. 전날 교보증권은 3년 만기 회사채 3000억원을 연 1.56%에 발행했습니다.
금융회사인 증권사는 단기금융시장이나 소매고객 단기 금융상품 등으로 얼마든지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싸게 돈을 빌려 비싼 이자(수익)을 주는 곳에 투자하는 게 금융업의 전략인데 이상합니다.
비싼 자금을 쓰는 이유는 조달 구조가 단기 일변도일 경우 지난해 3월과 같은 갑작스런 시장 경색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만기가 비교적 긴 회사채 차입도 일정 비율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서 교보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 목적을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올들어 회사채 발행이 유난히 더 많은 것은 자금 조달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성 급증으로 시중에 자금이 풍부해졌습니다. 주가가 상승하자 기관들은 주식·채권 보유액 비율을 맞추기 위해 신규자금으로 채권을 적극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유안타증권과 교보증권은 지난해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더 상향조정받았습니다. 회사채를 발행할 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을 활용하면 더 싸게 빌릴 수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ESG 채권으로 5년 만기물을 1%대 중반에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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