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 형의 횡령 금액이 5년 동안 50억 원 이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박수홍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는 8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가진 한정적인 자료를 통해 추산한 금액만 5년에 50억 원 정도였다"며 "기간을 넓히고 자료가 더욱 확보된다면 액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수홍 씨는 지난해 8월 착한 건물주 운동에 동참하려던 과정에서 정산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며 "이후 자신 명의의 통장과 관련 서류를 형에게 요청해 받았고, 지난해 12월 본인 소유 건물의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본인 명의 통장에 돈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고 실체를 확인하게 됐다"고 전했다.
박수홍은 데뷔 때부터 형과 함께 일을 해왔다. 30여년 동안 형이 운영하는 1인 기획사 소속으로 방송 활동을 했다.
박수홍 형의 횡령 혐의는 지난달 박수홍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 "박수홍의 형이 박수홍이 30년 동안 방송 활동을 하며 벌어왔던 출연료, 계약금 등을 횡령했다"며 "피해금액은 100억 원에 달한다"는 글이 게재되면서 불거졌다.
글 작성자는 박 씨에 대해 "박수홍 앞에서는 버는 돈을 다 지켜주고, 자산을 모아주고, 불려준다고 항상 얘기했고, 그걸 믿고 살았던 박수홍은 뒤늦게 자신의 통장과 자산 상황을 확인했을 때 다 형, 형수, 그의 자식들 이름으로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계약금 포함 출연료 미지급액이 백 억이 넘고, 지금 그들은 도망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수홍의 형 측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횡령 의혹을 부인했고, "통장을 비롯해 모든 서류를 이미 다 줬다"고 주장했다.
노 변호사는 "박수홍 명의로 된 통장과 서류들만 받았을 뿐, 실질적으로 회사의 대표이사가 형 이름으로 돼 있어서 아직도 방대한 자료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며 "이상한 느낌을 받고 세무사에게 자료를 요구했지만, 박수홍 명의로 된 자료가 아니기에 다 받을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개그맨 손헌수는 박수홍의 형은 경차를 타고 형수는 종이가방을 들고 다니며 박수홍을 속였다는 주장을 펼쳤다. 실제로 횡령 내용 중엔 박수홍이 구매하지 않은 백화점 쇼핑, 박수홍이 이용하지 않은 스포츠 시설 회원권 등이 포함돼 있었다. 확인 결과 박수홍의 연 매출은 많을 땐 30억 원, 적어도 10억 원 수준이었지만 그의 정산금은 2억 원 수준이었다는게 노 변호사의 설명이었다.
노 변호사는 "법인의 박수홍씨 관련 회사는 소속사였던 메디아붐엔터테인먼트(메디아붐)와 라엘, 2개의 법인이 있는데, 두 회사 모두 박수홍 씨의 출연료로 100% 수익을 내는 곳"이라며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7대 3의 수익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면 업무에 필요한 필수 경비가 10억 원 정도라 치더라도 14억 원이 입금되야 하는 것이 아니냐. 그런데 2억 원 밖에 정산받지 못한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형의 횡령 혐의를 박수홍이 정확하게 인지한 시점은 지난해 12월이었다. 형과 갈등을 겪은 후 박수홍 명의의 재산을 그가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고, 그의 개인 명의로 된 건물의 세입자가 나가면서 보증금을 돌려주려 본인 명의 통장을 확인했다가 돈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는 것.
노 변호사는 "박수홍 씨가 그동안 일했던 돈이 모여 있었어야 했고, 이전에 받은 건물 보증금이 통장에 있었어야 했다"며 "박수홍 씨 본인이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보증금을 줄 돈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문제가 있다는 걸 확실히 인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홍은 절약하는 형 부부를 보며 방송 의상도 백화점이 아닌 동대문에서 구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까지 박수홍 개인 통장도 형 부부에게 맡기고 용돈을 받고, 카드를 받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홍 측은 형이 자료를 제대로 제공하고, 정산 비율을 제대로 이행하며, 사과한다면 용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박수홍의 입장이 알려진 후 박수홍 형 측은 "1993년생 여자친구 때문에 갈등이 시작됐다", "클럽이나 여행 등으로 과소비가 심했다", "탈세를 했다" 등 흠집내기식 사생활 폭로로 대응하는 양상이다.
노 변호사는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본질은 횡령이다"며 "횡령 사건을 정리하면 제대로 검토해서 대응하려 한다"는 의지를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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