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클럽 버닝썬 사건 수사 과정에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와 유착한 의혹을 받는 윤모 총경(50)에게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구형했다. 윤 총경은 승리 등이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고, 버닝썬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 최성보 정현미)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 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 총경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심에서 검찰이 구형한 것과 같은 징역 3년과 벌금 700만원, 추징금 4600여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검찰은 "1심에서 증거조사를 1년 가까이 했는데 인사이동으로 재판부 구성원이 변경되고 거의 직후에 판결이 선고됐다"며 "검찰의 주장이나 설명이 재판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 일행이 서로 나눈 문자메시지에서 피고인이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게 언론에 보도되면서 시작됐다"며 "1심은 판결을 선고하는 데 5분이 걸린 것으로 측정되는데, 높은 사회적 관심에 비하면 지나치게 짧은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심에서 재판장이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피고인이 100퍼센트 결백하지는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이것도 이례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윤 총경의 변호인은 "검찰이 내세우는 유일한 증거가 정모씨의 증언"이라며 반박했다. 변호인은 "검찰은 정씨가 3∼4년 전의 일을 어떻게 기억하겠냐면서, 동시에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언은 명확하다는 듯이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변호인은 "당연히 의심 가는 정황은 있으니 수사도 하고 재판을 받은 것이지만, 우리 법은 무죄 추정의 원칙을 두고 있다"며 "혐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면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후진술에서 윤 총경은 "경찰관 생활을 시작한 지 28년이 됐지만, 그동안 성실하고 자기관리에 엄격했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다"며 "경찰이라는 직을 이용해 불의와 타협하거나 정의를 저버린 적이 결코 없다"고 호소했다.
윤 총경은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2016년 서울 강남에 차린 주점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단속 내용을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을 통해 확인한 뒤 유 전 대표 측에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6년 코스닥 상장업체 큐브스(현 녹원씨엔아이) 정모 대표와 유착해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대 주식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모든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윤 총경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0일 열린다.
신용현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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