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투자한 미코세라믹스 IPO 추진

입력 2021-04-08 18:05   수정 2021-04-09 02:28

코스닥시장 상장사 미코의 자회사 미코세라믹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200억원가량을 투자해 주목받은 반도체 장비용 부품 제조회사다. 미코는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자회사의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코세라믹스는 최근 KB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했다. 올 상반기 본격적으로 공모 준비에 들어가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미코의 반도체 세라믹 부품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됐다. 주력 제품은 세라믹 히터, 세라믹 정전척(ESC), 소모성 세라믹 부품 등이다. 반도체 장비용 세라믹 히터는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장비에 탑재돼 체임버 내 온도를 조절하는 부품이다. 기존에 사용됐던 메탈 히터와 달리 소재 변형 없이 섭씨 400도 이상의 열을 발생시킬 수 있어 반도체 공정 수율을 개선해준다.

이 분야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5000억원가량이다. 일본 기업이 시장의 95%를 독점하고 있다. 미코는 삼성전자의 개발 의뢰를 받고 세라믹 히터를 국산화했다. 또 삼성 외에도 원익IPS, 네덜란드 ASM 등으로 납품처를 다변화하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미코세라믹스의 매출은 620억원, 당기순이익은 85억원(순이익률 13.7%)을 기록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도래로 관련 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전자가 미코세라믹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17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지분 15.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투자 당시 기업가치는 약 1400억원대로 평가됐다. 상장 시 3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업계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 상장을 추진할 경우 이르면 하반기 증시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소부장 패스트트랙이 적용되면 심사 기간이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된다.

미코세라믹스가 상장할 경우 미코그룹에서는 연료전지 업체인 미코파워만 비상장사로 남게 된다. 현재 미코와 정밀세정 특수코팅 전문회사인 코미코, 분자진단회사 미코바이오메드가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일각에서는 미코가 산업용 보일러 전문회사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코는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실사를 마쳤으며 이달 중 현대중공업그룹과 인수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매각가는 2000억원 선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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