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에 대한 징계 수위를 당초 직무정지(상당)에서 문책경고로 한 단계 낮췄다.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되면 향후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능해져 ‘3연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손 회장은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 2월 라임 펀드에 대한 현장 검사를 마치고 손 회장에게 (은행장 재직 시절에 대한) 직무정지 상당을,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문책경고를 각각 사전 통보했다. 이후 두 차례 제재심에서 징계 수위 및 결정 사유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금융사 측 반론을 들었다.
세 번째로 열린 라임 펀드 판매 은행 제재심에서 우리은행에 대한 논의가 우선 이뤄졌고, 손 회장은 사전 제재안보다 한 단계 감경된 문책경고를 받았다. 우리은행이 라임 사태에 대해 소비자 배상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친 점이 징계 수위를 한 단계 낮춘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앞서 분쟁조정위원회의 라임 무역금융 펀드 전액 반환 조치를 가장 빨리 수용했고, 손실이 미확정난 펀드에 대해서도 분쟁조정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2차 제재심에서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도 우리은행의 소비자 배상 및 피해 회복 노력에 대해 ‘제재 수위 감경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손 회장이 결국 중징계를 면하지 못한 건 라임 펀드 판매가 ‘부당권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9년 4월 라임 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인지해 신규 펀드 출시를 중단하면서 기존 펀드 판매를 동시에 종료하지 않은 것을 자본시장법상 부당권유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DLF 사태로 문책경고 직후 징계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회장 연임(임기 3년)에 성공한 바 있다.
이호기/김대훈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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