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방송 3사가 실시한 4·7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참패를 당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7일 공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에 두 자릿수 격차로 크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워낙 격차가 큰 탓에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4월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에서 얻은 의석수는 49석 중 41석이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고작 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1년 만에 민심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실제 투표 결과가 출구조사 결과대로 나타난다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보수진영이 5년여 만에 압승을 거둘 전망이다. 서울과 부산을 합해 1216만여명에 달하는 유권자들이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으면서 1년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에서도 보수 야권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민주당은 선거 직전 터져 나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여권 핵심 인사들의 임대료 꼼수 인상 등 부동산 악재로 참패를 당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로 치러지는 선거임에도 여권 내 일각에서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발언이 연이어 나온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당초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시절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당 대표 시절 당헌 개정을 주도해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냈다.
그 결과 민주당이 참패한 만큼 이낙연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게 됐다. 민주당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됐다는 평가다.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이 참패를 당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청와대도 큰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청와대 내에서 선거 결과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8시15분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청와대에서는 일부 수석실별로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치러진 마지막 선거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로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는 개표가 모두 끝나는 8일 오전에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잠시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글썽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출구조사 결과이기에 아직은 소감을 말씀드릴 때는 아닌 것 같다"고 했던 오 후보는 8일 자정 사실상 승리를 확신하고 입장을 내놨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슴을 짓누르는 엄중한 책임감을 주체할 수 없다. 이제 앞으로 시장으로서 뜨거운 가슴으로 일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선거의 원인이 전임 시장의 성희롱이었다. 그 피해자분이 우리 모두의 아들, 딸일 수 있다"면서 "그분이 이제 오늘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해서 업무에 열중할 수 있도록 제가 정말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당사 2층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는 무거운 정적만 흘렀다. 박영선 후보는 자택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선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 1시간 후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일일이 주먹을 부딪히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수고하셨다"며 박 후보에게 박수를 보냈다. 일부 캠프 인사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당사 개표상황실로 이동한 박영선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진심이 승리하기를 끝까지 응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회초리 들어주신 시민들께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가야겠다"는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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