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국내 신용평가사의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사고 등이 금융회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지에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8일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금융감독원 자문기구인 제재심의위원회에서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를 주로 판매한 NH투자증권에 대표이사 중징계, 업무 일부 정지, 과태료 부과 처분이 결정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제재심의 결과와 배상 결과 자체는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도 "잦은 금융사고로 대형 증권사의 사업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설정 잔액은 총 5107억원이다. 이 중 NH투자증권을 통한 판매 규모는 4327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부터 환매 지연으로 예상되는 고객 손실에 대한 손실보상금 추정액에 대해 충당부채를 설정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대형 증권사의 금융상품 판매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금융사고는 단기적으로는 배상, 과징금에서 발생하는 자금유출과 충당금 적립에 따른 손실로 재무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신용평가는 "우호적인 영업환경에 힘입어 대형 증권사의 이익창출능력이 개선돼 있는 상황에선 단기적으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도 "일부 증권사의 경우 금융사고가 재차 발생해 재무 부담뿐만 아니라 내부의 위험선호 성향, 위험관리 체계의 적정성에 의구심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사고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증권사는 평판 훼손에 따른 영업위축이 발생할 수 있으며, 업권 전체로는 투자심리 위축, 금융신뢰 저하, 금융상품 판매 시장 축소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사모펀드 제도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화한 데다 금융소비자보호법도 시행됐다"며 "법안 개정과 신설로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고가 금융회사의 영업·재무에 미치는 파급력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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