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 ‘한남동 알짜부지’ 개발 착수

입력 2021-04-09 09:00   수정 2021-04-09 09:02

≪이 기사는 04월08일(17:5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주변 부지가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간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주변 부지와 건물을 가지고 있는 서울미라마유한회사(SMC)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하얏트호텔 주변 747-1 등 9개 부지를 하나로 합쳐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통과시켰다. SMC는 조만간 용산구청 등 관계기관에 개발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2019년까지 미국 하얏트 본사가 가지고 있었다. 하얏트 본사는 공개입찰을 통해 2019년 12월 ‘인마크사모투자합자회사(인마크PEF)’에 이 회사를 넘겼다. 인수대금은 총 6020억원. 인마크PEF가 2020억원을 출자하고 하나금융투자를 중심으로 한 대주단이 4000억원 인수금융(대출)을 제공했다.

당시 언론에는 홍콩계 대형 PEF인 PAG와 호주계 자산운용사 인마크자산운용이 이 펀드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PEF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것은 PAG나 인마크가 아니라 국내 중견그룹 필룩스였다. 현재 펀드 GP를 맡고 있는 KV글로벌의 최대주주도 필룩스의 간접적인 영향력 하에 있는 싱가포르 회사다.



조명회사 필룩스를 중심으로 계열사 삼본전자, 장원테크, EXT 등 관계사들의 출자금이 처음부터 2020억원 중 1300억원 가량을 차지했다. 그리고 필룩스는 최근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해 PAG 측 지분(300억원어치)을 350억원에 사들였다. 필룩스그룹은 코스닥 상장사를 사서 주가가 급등할 만한 뉴스를 제공한 뒤 유상증자를 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이력이 여럿 있다.

다양한 거래의 결과 현재 이 PEF의 지분 중 하나금융투자 측 투자금 일부(100억원)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은 필룩스 측의 직·간접적인 영향력 하에 들어갔다. 다만 필룩스 관계자는 "우리는 이 펀드의 투자자(LP)일 뿐이며 LP 간 거래는 정당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GP와 LP의 분리 및 LP의 경영참여 금지 등에 관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의 변경 등으로 펀드 내 갈등이 커지면서 필룩스 측은 하나금융투자를 배제하고 다른 증권사들로 대주단을 구성하려 했으나 하나금융투자의 항의로 실패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지난해 말 필룩스 측이 선임한 대표를 다른 인물로 교체하고, 이사회 구성원도 전원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이사회는 새로운 인물들이 참여한 이사회다.

서로 갈등은 있으나 필룩스와 하나금융투자는 모두 호텔 남서쪽 'ㄴ'자 모양 부지를 호텔 컨시어지의 서비스를 받는 단독주택 및 주택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해당 부지는 1종 주거지역 등으로 주택건설이 가능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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