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에서 뛰던 추신수 선수(40)가 한국 프로야구로 돌아왔습니다. 신세계가 창단한 팀 SSG 랜더스에 입단해 선수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신세계는 추 선수에게 연봉 27억원을 주기로 했답니다. 한국 프로야구계에서 마흔 살 선수에게 연봉 27억원을 쏜 전례는 없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2015년 미국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간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보다 턱없이 적은 금액이지만요.
신세계가 은퇴할 나이인 추신수 선수를 데려온 이유는 성적보다 그의 스타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일부 야구 분석가는 “추 선수가 이미 몸값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추신수 영입 없이 창단했다면 SSG 랜더스의 이름이 지금처럼 광범위하게 알려졌겠냐는 겁니다. ‘추=SSG 랜더스’가 됐다는 것이지요. 추 선수는 구단 대표 모델로 활동하면서 모기업인 신세계를 유통 최강자로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롯데가 신경쓰는 이유죠. 또 추 선수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과 그를 보러 오는 팬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추신수 영입은 남는 장사라는 겁니다.
먼저 구단 입장에서 살펴보죠. 미국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 야구팀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높기로 유명합니다. 스타 선수를 경쟁적으로 영입하죠.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의 분석에 따르면, 스타 선수를 보유한 구단은 우승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관중 입장권 수익, 유니폼 판매, TV 중계권료, 스폰서 수입, 상표권료, 주차장 수입, 야구교실 운영 수입, 레스토랑 수입 면에서 다른 팀을 압도한다고 합니다. 모든 형태의 수입, 즉 구단 가치가 연봉 총액보다 높으면 그만 아니냐는 것이죠. 실제로 x축에 연봉 총액, y축에 구단 가치를 놓고 그래프를 그려보면 우상향한다고 합니다.
선수 입장에서 볼까요? 선수들은 연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Free Agent)’가 되려고 합니다. FA 자격을 얻는 것은 물론 쉽지 않죠. 선수는 FA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출장 횟수, 기간 등을 통과해야 합니다. 여기에다 성적도 꾸준히 좋아야 합니다. 추신수 선수는 FA 자격을 획득하기 직전 ‘20도루-20홈런-100득점-100볼넷-300출루’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냈습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6명만 달성한 기록이었습니다. FA라는 인센티브가 추 선수를 더욱 열정적으로 만든 것이죠. 이를 두고 《괴짜 경제학》을 쓴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푸너는 “모두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고 했습니다. 두 저자는 FA를 앞둔 선수들에게 ‘크레이지 모드(crazy mode)’가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재미있는 곳은 영국 축구계입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는 팀당 외국인 선수 제한이 없습니다. 한때 첼시 팀에는 영국 국적 선수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외국인 선수 수를 제한하는 한국과 달라 화제가 됐죠. 영국에 이 같은 제한이 없는 것은 구단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할 권리, 관중은 최고 선수들의 경기를 볼 권리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스타 선수가 모두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득보다 해가 될 때도 있지요. 예를 들어 FA로 장기계약한 선수가 성적을 못 내면, 구단으로서는 큰 손실입니다. 고액 연봉자가 자주 부상으로 빠지면 손해죠. 인센티브에 반응할 때 미친 듯이 잘하던 선수가 계약 이후 못할 가능성이 높지요. 일명 ‘먹튀’입니다. ‘정보의 비대칭’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수의 건강 문제가 뒤늦게 나타나면 구단은 낭패를 봅니다. 선수는 자기 몸 상태를 잘 알지만 구단은 선수만큼 모르는 정보의 비대칭이 생기죠.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② FA라는 인센티브와 ‘크레이지 모드’ 간의 관계를 알아보고 상관관계를 토론해 보자.
③ 영화 ‘머니 볼’을 보고 그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를 세 가지로 요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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