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나의 옳음으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낡은 이념 투쟁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맞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에서 "그동안 우리 정치는 너무 오랫동안 자신들만의 옳음을 강요해왔다"며 "강퍅한 옳음은 분열과 폭력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임시정부가 건국의 기본 이념으로 삼았던 조소앙 선생의 삼균주의를 강조했다. "삼균주의(三均主義)란 권력(權力)과 지력(智力),부력(富力) 즉, 정치, 교육, 경제 각 개개의 권리에 치우침 없는 균등한 세상을 지향하는 건국 이념"이라고 정 총리는 설명했다.
이어 "선열들께서 내세운 균등은 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와 타협으로 어깨 걸고 함께 나아가는 대동 세상을 향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민주주의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승자 승의 전쟁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정 총리는 "서로의 옳음을 인정하며 협상과 타협을 통해 더 나은 옳음을 찾아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제도"라며 "패자도 승자도 함께 이기는 민주주의가 성숙한 민주주의며 곧 삼균주의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삼균세상에 이르지 못했다며 "제 이름 정세균(丁世均)의 뜻처럼 '세상을 균등히 고르게' 하는 고무래가 되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는 "선열들이 만들고자 했던 정치와 교육, 경제가 균등한 세상을 현실의 역사로 이루기 위해서는 이제 갈등과 분열에서 벗어나 대화와 화합의 정치로 혁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임시정부 활동이 가장 왕성했던 시기가 좌우과 연대하고 협력할 때라고도 했다. 정 총리는 " 우리가 희망하는 정부가 수립될 수 있다 할지라도, 우리 민족 자신의 단결이 없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라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을 빌려왔다. 이어 "우리 가슴속에 김구 선생께서 남기신 단결의 말씀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선열들의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그날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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