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학회인 ‘미국암학회(AACR)’가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됐다. AACR의 첫 시작을 알린 건 독일의 제약사 어피메드다. 어피메드는 이중항체 플랫폼으로 개발한 호지킨 림프종 타깃의 파이프라인 ‘AFM13’의 임상 1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어피메드에 따르면 호지킨 림프종 환자 4명 중 2명은 완전관해를 보였고, 나머지 2명 역시 유의미한 차도를 보였다. 어피메드의 발표 이후 장중 주가는 23.45%가 올라 9.74달러에 마감했다.
호지킨 림프종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림프계를 따라 발생부위가 조금씩 늘어나는 게 특징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호지킨 림프종의 매출은 2019년 기준 12억 달러(약 1조3452억 원)였다.
현재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시애틀 제네틱스의 일본 다케다제약이 공동개발한 ‘애드세트리스’다. 10년 이상 시장을 리딩해 온 애드세트리스는 2024년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된다. 뒤이어 일본, 유럽에서도 각각 2026년, 2027년에 만료된다. 어피메드를 포함한 호지킨 림프종 개발 바이오텍에게는 기회인 셈. 업계에서는 이런 배경이 어피메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고 보고 있다.
AFM13은 호지킨 림프종의 바이오마커인 CD30을 타깃으로 하는 이중항체(bispecific antibody)다. 빠르게 증식하는 B세포 혹은 T세포(비정상 림프구)의 세포막에 발현되는 단백질이다. AFM13은 비정상 림프구의 살상능력을 높이기 위해 이중항체에 NK세포를 연결했다. CD30과 연결된 NK세포는 비정상 림프구를 제거함으로써 종양의 크기를 줄여나가는 원리다.
어피메드는 현재 국내의 NK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인 엔케이맥스, GC녹십자랩셀과 각각 차세대 항암제 개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어피메드는 GC녹십자랩셀과 녹십자홀딩스가 설립한 미국 현지법인인 아티바와 공동 개발 계약을 마쳤다. GC녹십자랩셀이 개발한 제대혈 기반의 NK세포와 어피메드의 이중항체를 결합할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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