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은 지난 9일 울산시와 친환경 플라스틱 재활용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발표했다. 협약식엔 송철호 울산시장,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울산2공장에 1000억원을 투자해 연 11만t의 C-rPET(화학적으로 재활용한 페트)를 생산하는 라인을 신설한다. 울산1공장은 기존처럼 중간 원료를 계속 생산한다. 울산시는 공장 신설과 관련한 인허가 등 행정 지원을 한다.
C-rPET는 폐페트를 분해하고 정제한 원료를 다시 중합하는 화학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기존에 재활용하기 힘들었던 저품질 또는 유색 폐페트를 원료로 이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계속 재활용해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고, 새로 생산한 페트와 품질이 동일해 완전한 순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폐페트 플레이크(작은 플라스틱 조각)를 연 5만t 처리할 수 있는 해중합(고분자를 해체하는 과정) 공장을 신설한다. 해중합한 단량체(BHET)를 다시 페트로 중합하는 생산설비를 2024년까지 완비해 양산에 들어간다. 해중합 및 C-rPET 공장은 이후 계속 증설해 재활용 페트 사업 규모를 연 26만t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연 34만t 규모인 기존 울산 페트공장을 전량 C-rPET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중소 협력사에서 생산한 M-rPET(기계적으로 재활용한 페트)를 롯데케미칼 브랜드로 수출해 상생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에 발표한 울산공장의 그린 팩토리 전환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ESG 경영전략인 ‘그린 프로미스 2030’ 이니셔티브를 도입한 뒤 친환경 사업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번에 발표한 C-rPET 생산 계획 외에 재생 폴리프로필렌(PCR-PP), 바이오 페트, 플라스틱 리사이클 사업을 추가로 확대해 친환경 사업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1위인 고순도 이소프탈산(PIA) 제품의 친환경적 용도를 발굴해 울산공장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울산시민을 우선 고용하겠다고 발표한 롯데케미칼 측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