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학폭'의 방관자가 되지 말자

입력 2021-04-11 17:05   수정 2021-04-12 00:35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끔찍한 세 모녀 살인사건의 피의자는 우리 주변의 평범해 보이는 20대 남성이었다. 그는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순차적으로 3명의 피해자를 모두 살해하는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다.

며칠전에는 경남 하동군 청학동 서당에서 아이들에 대한 체벌과 노동착취 등 부당행위가 최소 10년 이상 지속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5년간의 폭행·가학행위, 노동착취, 부당대우 등을 참다못해 서당에서 10시간을 걸어 탈출했다는 증언 이후 또 다른 폭로까지 나왔다.

인성교육의 부재로 인한 청소년 비행과 탈선이 연일 TV 뉴스에 나온다. 이런 문제의 핵심은 청소년 인성교육에 대한 우리들의 무관심이다. ‘한 나라의 미래를 알려면 그 나라의 학교 교실을 찾아가 보라’는 말이 있다. 폭력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대 조직화되고 잔인하며 반인륜적인 양태를 나타내고 있다.

집단폭력의 고통에 시달리던 학생이 자살하거나, 왕따를 당한 학생이 친구를 칼로 찔러 숨지게 하기도 한다. 일시적 탈선을 넘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내 문제도 아닌데 굳이 신고해서 뭐해, 괜히 불똥 튀니까 가만히 있자? 지금 당장만 아니면 계속 아닐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미투(Me Too) 위투(Wee Too) 운동 역시 한 사람의 작은 용기에서 일어난 대대적 변화였다.

제도적인 변화도 시급하다. 형식적인 설문조사와 피해자에 대한 소극적인 대책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이 많다. 정규 학교과정에서 질적으로 향상된 인성교육이 지식 전달보다 우선돼야 하고 이를 위한 교육 정책의 변화가 정부 차원에서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 더 이상 늦지 않게 우리 주위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과 사랑을 베풀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해야 할 때다.

전명환 <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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