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야권에 쓴소리를 쏟아내는 동시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이고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상왕 노릇을 하려는 것인가"라며 '부글부글'대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함께하는 야권 통합론에 비판 목소리 낸 김종인
김 전 위원장은 11일 공개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불을 지피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야권 통합론'을 두고 "자신이 없으면 집어치울 것이지, 밤낮 '통합, 통합' 한다.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 자생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잘난 사람들이 많아 더 있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부에) 당 대표하고 싶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내가 그걸 구경하고 있을 이유가 있나. 내 면전에 대고 '언제 나가냐'고 묻는 중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일 신경전을 벌여오던 안 대표를 향해서는 더욱 노골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김 전 위원장은 보궐선거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두고 "단일화는 자기(안 대표)가 끄집어내 억지로 한 것"이라며 "3자 대결로 해도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이 같은 공개 메시지가 나오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상왕 정치'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식적으로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상황에서 일종의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현진 "설마 스토킹처럼 분노 표출했겠는가" 비판
특히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김 전 위원장을 "다시 모셔오자"는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당 밖에서 당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차기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사이에서 일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배현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인터뷰 기사를 언급하며 "선거도 끝났는데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에 서른 살도 넘게 어린 아들 같은 정치인에게 마치 스토킹처럼 집요하게 분노 표출을 설마 했겠는가"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비공개 석상이나 사석에서는 모르겠지만 공개적으로는 김 전 위원장 본인이 보궐선거까지만 마치고 임기를 떠난다고 공언해왔지 않은가"라며 "당을 떠나고 한참 후도 아닌 떠나자마자 당에 이래라 저러라 하고 야권 통합에 훈수를 두는 것은 '상왕 정치' 우려를 낳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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