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건당국이 처음으로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낮다는 점을 인정했다. 중국에서 아직 승인이 나지 않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가오푸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소장은 전날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전국백신건강컨퍼런스에서 "현존하는 백신 효과가 높지 않은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백신을 혼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보건당국에서 백신 효과가 낮다는 점을 공개석상에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SCMP는 전했다.
혼합 접종은 영국 등 다른 일부 국가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는 단계이며, 중국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백신 혼합 접종을 권장하고 있지는 않다. 가오 소장은 또 mRNA 백신 개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mRNA 신기술은 에이즈나 암과 같은 다른 다양한 질병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 주도로 개발한 mRNA백신의 부작용 우려를 제기하는 등 부정적 입장을 유지해 왔다. 관영매체들은 자국산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자국산 백신의 유효성을 강조해 왔다.
중국에선 현재 국유제약사 시노팜의 불활성화 백신 2종, 시노백의 불활성화 백신 1종, 캔시노의 아데노바이러스매개백신 1종 등 4종의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죽은 바이러스를 활용하는 불활성화 백신은 부작용과 효과 모두 다른 방식의 백신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를 매개체로 쓰는 백신으로는 캔시노 외에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이 많이 알려져 있다.
중국에선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연구원과 제약사인 월백스, 쑤저우아보진 등 3곳이 함께 mR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중국백신협회에 따르면 이 백신은 현재 인체 실험 2상까지 마쳤으며, 최종 3상을 해외에서 진행 중이다. 올 연말까지는 승인이 날 수 있을 것으로 백신협회는 전망했다. 월백스는 지난해 12월 연산 1억2000만회의 백신 공장 건설에 착수하기도 했다.
또 푸싱제약은 미국 화이자와 함께 mRNA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태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현재 중국에서 2상을 진행 중이다. 2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해외에서 진행됐던 3상 결과를 추가해 중국 보건당국의 승인 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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