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테크기업의 개발자 모시기가 한창이다.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둔 마켓컬리를 비롯해 오늘의집과 왓챠, 번개장터, 브랜디까지 각 업계에서 고속 성장중인 테크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개발자를 대규모 채용해 사업 확장에 나선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올해 개발자 100명을 새로 채용한다. 2018년 18명이었던 컬리의 개발자는 2021년 90명으로 늘었다. 컬리는 이들 개발자를 2024년까지 1000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임상석 컬리 개발총괄은 “컬리의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컬리형 오픈마켓, SNS서비스 등을 준비하기 위해 2024년까지 최소 1000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앱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도 4월 중순 또는 5월 초 채용연계형 개발자 인턴 채용에 나선다. 번개장터는 전 직원 133명 중 50명이 기술조직에 속해 있다. 번개장터는 개발자를 약 100명 추가로 확보해 기술조직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개발자 연봉은 공통적으로 정해진 범위가 없고 개인에 따라 다르다. 원지현 왓챠 COO는 “시니어들은 카카오, 네이버 같은 IT대기업과 비슷하거나 이들 기업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번개장터는 스톡옵션을 운용 중이다. 이동주 번개장터 CTO는 “연봉은 개인마다 다르며 장기적으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직원 누구에게나 스톡옵션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 역시 “상황에 따라서는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0일과 27일 이틀간 진행한 ‘스타트업 코딩 페스티벌 2021(이하 스코페 2021)’에는 마켓컬리를 포함해 브랜디, 쏘카, 왓챠, 오늘의집, 번개장터 등 6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실력 있는 개발자를 발굴하고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개최한 이번 행사에 7000여명의 개발자가 지원했다.
‘스코페 2021’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스코페 잡페어는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매일 저녁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스코페에 참여한 6개사의 실시간 채용설명회로 진행됐다. 각 사의 임원과 개발팀장 및 실무진들은 회사 소개부터 회사의 개발 문화, 복지 및 함께하고 싶은 개발자 등을 가감없이 소개했다.
왓챠, 3년 재직 때마다 3주 휴가와 300만원 지원금
마켓컬리는 IT 업계 프론티어로부터 기술영역 전문성을 학습하고 꾸준히 교류할 수 있는 Principal 제도를 운영한다. 매달 1회 반차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퍼플데이를 비롯해 마켓컬리 베스트 상품을 담은 웰컴박스, 분기별 적립금, 근속 특별 유급휴가, 건강검진, 단체 상해보험 가입 등을 제공한다.
왓챠의 개발 문화는 △동반 성장과 개인의 스타일 존중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최소의 프로세스 최대의 자율성 △자율적인 개발 일정 관리로 정의된다.
특히 왓챠 개발팀에는 ‘짬데이’가 있다. ‘공부할 짬이 있어야 짬도 쌓인다’는 취지로 매주 월요일은 하루종일 개발자들이 스터디나 리팩터링(refactoring), 프로젝트 등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왓챠DO’는 내외부 인사를 초청한 지식공유세션이다. 왓챠DO는 원래 개발팀 안에서만 운영되다가 현재는 전 분야로 확대됐다. 이 외에도 왓챠는 강의 지원, 컨퍼런스 참가 기회를 주고 비개발팀의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한 자발적 참여 프로그램 Mon Dev Lunch도 운영한다.
3년 재직 때마다 3주의 리프레시 휴가와 함께 300만원의 휴가 지원금을 준다. 추가로 직원 본인과 부모님, 배우자, 배우자 부모님과 함께 본인의 자녀까지 아우르는 가족 보험 가입 복지도 시행 예정이다.
번개장터 개발팀에는 OKR, CELL이라는 조직 문화가 있다. OKR(Objective Keyresult)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정성적으로 기술하고 목표가 달성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정량적 결과를 분석하는 문화다. CELL은 목표를 공유하는 서로 다른 직무자가 모인 목적 중심 조직이다.
오늘의집은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한다. 오전 11시 전까지 자유롭게 출근해 8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단 출근시간은 메신저를 통해 공유한다. 점심 및 저녁식사 식대도 각 1만원씩 개인 법인카드 형태로 지원된다.
이밖에도 반상회, 랜덤 매치 점심식사 ‘버킷런치’, 랜덤 티타임 ‘도넛’ 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직원들은 오늘의집 회원등급이 자동으로 VIP로 승급되고 매월 10만 포인트의 꾸미기 지원금이 지급된다.
국내 대표 테크기업이 원하는 개발자는?
이들 기업이 이처럼 개발자 처우나 복지를 강조하는 건 우수한 개발자 채용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일부 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발자를 대규모로 채용한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12월 개발 전 부문에 걸쳐 두 자릿 수 채용을 시작했다. 서비스 확장 및 고도화를 위해서다. 마켓컬리는 서류에 합격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1·2차 인터뷰를 진행하며, 일부 직무(iOS/Android, 데브옵스 등)에서 과제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종립 마켓컬리 커머스개발담당자는 “많은 개발자들이 ‘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한 가지를 잘하고, 체계를 용감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제이스 번개장터 커스터머 랩장은 “번개장터 서비스를 좋아하고 자신이 말한 것을 잘 지키는 사람을 선호한다. 번개장터 개발자로 입사한다면 상품, 배송 등 커머스 관련 서비스를 모두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개장터는 주니어와 시니어 개발자 비율이 6대 4로 주니어가 조금 더 많다. 신입개발자는 서류전형 후 코딩테스트와 기술 인터뷰를 거치게 되며 경력자는 경험했던 것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신입은 기초 이해도와 함께 번개장터에서의 성장 의지를 평가한다.
진식 오늘의집 테크 리더는 “버킷플레이스가 가진 고민을 함께 해결할 개발자를 원한다”고 말했다. 진식 리더는 “오늘의집은 스프린트 개발방식을 사용하며 개발자 주도의 회의를 열어 명확한 목적의식을 제공한다”며 “스프린트 리소스 중 일부를 개발 과업 시간으로 할애해 리팩터링부터 새로운 기술 도입 및 테스트까지의 기술과업을 수행하고 세미나 시간에는 전체 개발자에게 각자의 과업을 소개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디 개발자 채용은 크게 공개채용과 추천채용이 있다. 공개채용의 경우 지원자의 이력서와 코딩테스트, 면접으로 당락을 가린다. 지인 추천채용 신뢰하는 직원의 소개이므로 따로 코딩테스트를 실시하지 않는다. 면접은 1차로는 개발역량, 2차는 컬처핏을 본다.
브랜디의 류상희 트랜디개발실 실장은 “우리와 교감할 수 있는지”를 본다고 했고 최상열 풀필먼트개발실장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는 파이썬이지만 언제든 다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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