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주가가 LG화학과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불확실성을 덜어내고 큰 폭으로 올랐다. SK이노베이션에 공급하는 소재·장비주 주가도 함께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의 2차전지 밸류체인 전체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배터리 화재로 인한 불확실성은 배터리 업계의 남은 과제로 꼽힌다.
전날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한을 하루 남기고 합의안을 내놨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 등 총액 2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10년간 추가 쟁송을 하지 않는 조건도 달렸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 사업을 정상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합의결과는 SK이노베이션에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현금 1조원이면 SK이노베이션이 재무 악화를 크게 겪지 않고 배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합의금으로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SKIET 기업공개와 자회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조원 내외의 현금 유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전기차 장은 가장 빠르게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정부가 내놓은 인프라 부양안에 따르면 전기차 부문 지원금액 1740억달러 중 1000억달러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대당 1만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된다면 1000만대 분량에 해당한다. 과거처럼 세금공제 방식이 아닌 현장 차감 방식이 언급되고 있다. 소비자가 느끼는 구매 매력이 커지면서 시장도 급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가 미국에 진출하기는 사실상 어렵고 유럽은 역내 공장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2025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은 K배터리 업체의 무대가 될 것"이라며 "소재·장비 업체 중 에코프로비엠, 일진머티리얼즈, 솔루스첨단소재, DI동일, 후성, 천보, 신흥에스이씨, 상아프론테크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한숨 돌린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12일 장중 15% 가까이 오른 27만원대에 거래중이다. 이날 에코프로비엠(9%), 엘앤에프(8%), SKC(7%), 솔루스첨단소재(6%), 포스코케미칼(4%) 등 2차전지 소재·장비 밸류체인이 줄줄이 올랐다. LG화학은 보합, 삼성SDI는 1%대 하락세를 기록했다.전날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한을 하루 남기고 합의안을 내놨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 등 총액 2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10년간 추가 쟁송을 하지 않는 조건도 달렸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 사업을 정상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합의결과는 SK이노베이션에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현금 1조원이면 SK이노베이션이 재무 악화를 크게 겪지 않고 배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합의금으로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SKIET 기업공개와 자회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조원 내외의 현금 유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재·장비주에도 호재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소송 합의가 K배터리 전체에 호재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폭스바겐의 사례에서 봤듯이 국내 업체간 갈등은 배터리 수주에 있어서도 불리한 요인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소송전을 끝내면 본격적으로 증설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그렇게되면 국내 소재·장비주들의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할 수 있다. 그동안 배터리주를 눌러온 실적 둔화 우려가 제거된다는 의미다.특히 미국 전기차 장은 가장 빠르게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정부가 내놓은 인프라 부양안에 따르면 전기차 부문 지원금액 1740억달러 중 1000억달러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대당 1만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된다면 1000만대 분량에 해당한다. 과거처럼 세금공제 방식이 아닌 현장 차감 방식이 언급되고 있다. 소비자가 느끼는 구매 매력이 커지면서 시장도 급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가 미국에 진출하기는 사실상 어렵고 유럽은 역내 공장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2025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은 K배터리 업체의 무대가 될 것"이라며 "소재·장비 업체 중 에코프로비엠, 일진머티리얼즈, 솔루스첨단소재, DI동일, 후성, 천보, 신흥에스이씨, 상아프론테크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은 과제는 화재 리스크
남은 숙제는 배터리 화재 문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코나 화재로 인한 리콜 비용 5550억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하면서 적자를 낸 바 있다. 미국은 다른 시장보다 제조사의 제조물 책임에 대해 엄격한 배상 책임을 묻는 편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높은 충당금을 설정하는 이유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두 회사 모두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충분한 충당금을 쌓아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시장에서 우려되는 요인이 있다면 그것은 배터리 화재에 따른 충당금 문제"라며 "화재 이슈가 또 터지게되면 충당금 문제가 주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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