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은 지난 2~3일에도 음반 레이블 안테나뮤직과 손잡고 기획한 ‘온오프 콘서트’를 열었다. 2일에는 작곡가 겸 가수 정재형이, 3일에는 적재·권진아 등이 무대에 올랐다. 코로나19의 한파 속에서도 예매 열기는 뜨거웠다. 이틀 동안 총 1500여 명의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왔다. 문턱을 낮춰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클래식 공연장들의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대중가요 공연을 무대에 올리거나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영화 음악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등의 파격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세종문화회관과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10~11일 ‘디즈니 인 콘서트’를 선보였다. 디즈니 인 콘서트는 2014년부터 시작된 공연으로 매년 오케스트라와 뮤지컬 배우, 가수들이 ‘신데렐라’ ‘겨울왕국’ 등 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 OST를 들려주는 무대다.
이틀에 걸친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공연이 펼쳐지는 동안 대극장 전체 좌석(3000여 석) 중 2000석이 가득 찼다. 객석 사이에 거리를 두지만 일행끼리는 붙어 앉도록 허용한 결과다. 대형 공연장으로 꼽히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전체 좌석 수와 맞먹는다. 크레디아는 예매에 실패한 관객들을 위해 11일 저녁공연도 추가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한모씨(27)는 “어릴 적 추억에 젖을 수 있는 공연이었다. 누구나 아는 노래라서 코로나19가 없다면 다 같이 따라부르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게임 음악도 무대에 올렸다. 지난 2~3일 공연한 ‘리그오브레전드 라이브’는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OST를 KBS교향악단이 연주한 음악회로, 전석 매진됐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주로 20대 남성들. 전체 예매자 중 20대 관객이 60%, 30대는 20%에 달했다. 30~40대 여성이 주요 소비층이었던 클래식 공연의 관행이 깨진 것이다.
롯데콘서트홀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선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굳이 클래식 전용 홀을 대중가요로 채워야 하느냐는 것. 롯데콘서트홀은 2016년 롯데문화재단이 1500억원을 들여 지은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다. 하지만 클래식 수요가 줄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고전음악만으로는 대중을 공연장으로 이끌 수 없어서다. 롯데콘서트홀 관계자는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시도 중 하나”라며 “클래식 전용홀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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