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 명 붕괴 위기에 처했던 경북 포항시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시 차원에서 추진한 인구 회복 운동과 기업 유치, 신산업 육성 등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 인구는 지난 2월 50만3051명, 3월 50만3786명 등 두 달 연속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포항 인구는 2015년 51만9584명까지 늘어났다가 해마다 줄었다. 작년 말 기준 50만2916명을 기록했고, 올해 1월에는 50만2736명으로 전년 말보다 180명 더 줄었다. 매년 3000~4000여 명씩 감소하는 추세로 볼 때 올해 안에 인구 50만 명 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컸다. 포항시는 인구 50만 명 선 붕괴 시 경북 제1도시로서의 위상이 추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행정조직 축소와 지방재정 감소, 주택 건설, 도시계획 등 경상북도에서 위임받은 특례업무 반납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포항시는 올 한 해 시정 최우선 과제를 51만 명 인구 회복으로 정하고 기업체, 군부대, 대학교 등 전 시민이 참여하는 포항사랑 주소 갖기 운동에 나섰다. 포항시로 전입한 시민에게는 전입신고 1개월 뒤 30만원을 포항사랑상품권으로 지원했다. 포항지역 내 348개 업체, 6만3231명의 직원 가운데 포항시에 주소를 두고 있지 않은 직원은 전체의 20%인 1만2335명에 달한다. 포항시는 이 가운데 절반인 6167명을 전입 목표로 정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사진)은 “연초부터 51만 명 인구 회복을 위한 범시민 주소 갖기 운동과 기업 유치, 신산업 육성 등에 적극 나섰다”며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포항 인구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중장기적으로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배터리, 바이오·헬스산업, 해양관광 활성화 등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반도 조성할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부터 생산까지 망라한 전기자동차 핵심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해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2024년까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자원순환클러스터를 조성해 ‘K배터리 타운’을 건설할 것”이라며 “1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인조흑연 공장과 코크스 공장을 기반으로 ‘K탄소밸리’ 조성에도 나선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이 본격화하면 27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8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융합기술산업지구에는 한미사이언스와 바이오 앱 등 7개 바이오기업이 38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준공한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에는 제넥신을 포함한 10여 개 바이오벤처기업이 입주했다.
해양관광 활성화도 추진한다. 포항시는 오는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해양스포츠인들의 축제인 제15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을 영일대해수욕장과 형산강 일원에서 연다.
해양수산부는 포항에 다양한 해양스포츠 경기에 적합한 해수욕장과 강이 있고, 경기장 주변 기반시설과 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점을 들어 포항을 해양스포츠제전 도시로 선정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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