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서 루이비통 1조·에르메스 4200억 어치 팔렸다

입력 2021-04-12 18:52   수정 2021-04-1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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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명품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소속 브랜드 루이비통이 지난해 한국에서만 1조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억눌린 소비 심리가 명품 구매로 이어진 '보복 소비'와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루이비통코리아유한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1조468억원으로 전년보다 33.4% 증가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76.7%, 284.7% 급증한 1519억원, 70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광고선전비 지출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실적은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52.7% 감소한 138억원으로 집계됐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실적이 공개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등 자산 또는 매출이 500억원을 웃도는 유한회사도 감사보고서 제출 의무가 발생한 결과다.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은 마지막으로 국내에 감사보고서를 낸 2011년(4973억원) 이후 9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뛰며 1조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힌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명품 등 고가 상품 구매에 지갑을 연 덕이다. 지난해 유통가에서 명품은 코로나19 '무풍지대'로 불리며 백화점 업계의 매출 방어를 맡았다. 게다가 각 브랜드가 지난해 연쇄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매출 성장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백화점에서는 가격 인상 전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개점 전부터 줄을 서다 문이 열리면 뛰어가는 '오픈런' 풍경이 잇따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른바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중 두 곳의 매출이 두자릿수의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앞서 지난 9일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한 에르메스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15.8% 증가한 4191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9%, 15.8% 늘어난 1334억원, 986억원을 기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양극화와 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을 고려하면 이같은 흐름이 올해도 명품업계의 호실적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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