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州사이트서 원하는 백신 골라…신청 이틀 뒤 동네 약국서 접종"

입력 2021-04-13 17:20   수정 2021-04-14 01:49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기 위해 온라인 신청을 시도한 건 지난 10일. 기자가 거주하는 미국 뉴저지주에선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인근 뉴욕주 사이트로 접속했다.

백신 예약이 가능한 곳 리스트가 수십 곳 표시됐다. 장소마다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등 백신 종류가 달랐다. 신청자가 백신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였다. 부작용이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 백신이 전체의 90%가량을 차지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3억 회분의 화이자 백신 조달 계약을 맺은 상태다.

거주지에서 차로 40~50분 떨어진 뉴욕주 그린우드 레이크의 대형 약국 체인 CVS에서 12일 낮 12시에 화이자 백신을 맞는 걸로 결정했다. 신청일 기준 이틀 후다. 1차 예약을 완료하자마자 3주일 이후의 2차 접종일을 확정하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모든 절차를 끝내기까지 5분가량 걸렸다.

접종 당일 시간에 맞춰 약국 체인 안으로 들어서자 7~8명의 대기자가 눈에 띄었다. 연령층은 20대 초반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입구에서 행정 직원이 보험 가입 내역과 함께 뉴욕 내 거주 또는 근무 여부를 간단하게 확인했다.

이 직원은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무상으로 진행하지만 보험에 가입했다면 접종 비용을 정부와 보험사가 분담하고, 무보험자라면 정부가 다 부담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접종 직후 의료진이 약국 안에 별도로 마련된 임시 휴게실로 안내했다. 15분간 대기한 뒤 이상이 없을 때만 귀가할 수 있다고 했다. 만에 하나 이상 반응이 나타날 경우 의료진이 긴급 구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CVS 직원 스테파니는 접종자를 대상으로 “1차 접종 후 2주일 이내 50%, 2차 접종 후 95% 항체가 형성될 것”이라며 “100%는 아닌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미국에선 하루 확진자 수가 6만~7만 명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하루 평균 20만여 명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에 그치는 숫자다. 팬데믹(대유행)의 핵심 지표로 여겨지는 사망자 수와 중환자실 입원율도 뚝 떨어졌다. 사망자 수는 올 1월만 해도 하루 3000명을 넘기 일쑤였지만 요즘엔 800~900명 정도다. 대부분 기저질환자다.

예상보다 훨씬 빨리 배포되고 있는 백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하루에 321만 회분(최근 7일 평균)의 백신이 보급되고 있다.

미국 내 집단 면역 형성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CDC는 이날 홈페이지에 “지금 접종 속도로 보면 6월 10일에 전체 인구 대비 접종률이 70%에 도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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