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株는 성장 날개 달았는데…'전기료 인상'만 바라보는 한전

입력 2021-04-13 17:26   수정 2021-04-1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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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비 연동제 도입 직후 3만원대까지 올랐던 한국전력 주가가 2만300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2분기에 전기요금 인상이 예상됐으나 정부와 한전이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단가를 동결해서다. 반면 탄소 규제 강화로 날개를 단 풍력주에 대해서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13일 한전은 0.21% 오른 2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5월 6만원대를 찍었던 한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더니 작년 3월 1만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전기요금이 연료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다 탈원전, 신재생에너지의무공급(RPS) 등 정책 비용이 지속적으로 불어나서다. 1995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였던 한전은 현재 24위로 내려갔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의 숙원 사업은 ‘연료비 연동제’였다. 이 제도는 연료비 가격 등락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이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두부값(전기요금)이 콩값(연료비)보다 싸서 재무 부담이 크다”고 여러 차례 호소했다.

작년 12월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된 후 3만원대로 올라섰던 주가는 최근 다시 하락세다.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정부와 한전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과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단가 동결 조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해 유가 하락 덕분에 4조8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LNG 가격 상승 등으로 6609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저도 3분기부터는 연료비 반영으로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을 가정한 숫자다.

유재선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RPS 등 정책 비용과 원가 부담 증가는 확실하기 때문에 실적 측면에서 기대할 부분은 크지 않다”며 “6월에 진행될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에서 인상 요인이 적절히 반영되는 것만이 거의 유일한 주가 반등 조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그린뉴딜, 탄소중립 등 전 세계적 탄소 규제 강화 기조로 재생에너지 관련주는 순항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풍력타워 제조업체 씨에스윈드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전문 업체 삼강엠앤티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290억원에서 올해 371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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