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세종특별자치시는 인프라가 풍부해 제2의 판교와 같은 창업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지역 거점 대학인 고려대 세종캠퍼스 역시 중부권역의 창업 중심 대학이 될 예정입니다.”
지상철 고려대 세종창업지원센터장의 인터뷰에선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그의 자신감에는 실적이 뒷받침된다. 고려대 세종산학협력단의 올해 창업 관련 사업비는 약 235억원이다. 235억원 규모의 창업 사업을 수행하는 대학은 전국에서 손가락으로 꼽힌다.
세종산학협력단은 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예비창업패키지, 혁신창업패키지, 창업도약패키지, 글로벌 도약패키지(4개, 220억원)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 창업지원사업(2개, 12억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창업성장지원사업(1개, 3억원)을 운영한다. 고려대 세종산학협력단은 2018년 설립 후 4년여 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세종산학협력단이 대규모 사업에 선정된 것은 지상철 고려대 세종창업지원센터장의 역할이 컸다. 싸이월드의 초기 멤버로 활동했던 지 센터장은 15여년간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2013년 성신여자대학교 창업지원단 부단장을 약 6년간 역임하고 2018년 8월부터 세종산학협력단의 창업지원센터장을 맡았다.
부임 후 지 센터장은 교내?외 창업지원 인프라를 확보했다. 지 센터장이 맡은 후 세종산학협력단이 지난 3년 수주한 규모만 350억원에 이른다. 지 센터장이 쌓아온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가 큰 힘을 발휘했다.
지 센터장은 “세종산학협력단은 예비창업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단계별 창업지원을 통해 수도권과 지방을 연결하는 창업허브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12일 세종특별자치시 세종로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지 센터장을 만났다.
지난해 성과를 돌아본다면.
“고려대 세종산학협력단은 창업지원센터, 창업교육센터, 창업보육센터 등 3개 센터로 나눠 운영된다. 세종산학협력단이 지난해 육성한 기업은 150여개다. 이들 기업이 이룬 매출만 1500억원에 이른다. 750억원의 투자와 400여명의 신규 채용 성과도 이뤘다.”
다양한 정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정 비결은.
“충분한 창업지원 인프라를 갖춘 것이 비결이다. 세종산학협력단은 스타트업의 기술, 투자, 매출 지원이 고르게 이뤄진다. 그동안 성과도 나왔다. 성과가 있다는 것은 충분히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는 증거다. 기업 선발 때도 투자자들이 직접 선발에 참여한다. 선발부터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기에 결국 투자까지 이어진다. 이런 선순환 구조로 실적이 나오다 보니 사업도 자연스레 선정됐다.”
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가 보장이 되는건가.
“일부 벤처캐피탈(VC) 들은 투자를 하겠다는 ‘투자 확약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투자 확약서는 우리 기관에 믿음이 있다는 증표다. 우리는 투자 기업을 선정하기 전에 기술 스카우터 제도를 운용한다. 사전에 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우선으로 VC와 매칭해 투자 성공률을 높이는 제도다. 또 VC들이 요구하는 투자 매칭 요구사항을 지속해서 검토해 이를 스타트업에 전달하는 수시 매칭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다.”
많은 사업을 수행하는 만큼 조직 규모도 크겠다.
“꾸준히 사업이 늘면서 창업지원센터에서만 20여명이 근무 중이다. 창업 지원 전문 매니저들의 역량이 우수한 것도 우리만의 강점이다. 매니저들이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경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분야별 문제점들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거나 전문가와의 매칭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육성 스타트업 중에 성공 사례가 있다면.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으로 지원했던 스타트업인 ‘원티드랩’을 꼽을 수 있다. 원티드랩은 인재매칭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현재 기업공개(IPO) 신청 중이다. 조만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원티트랩은 전문 멘토단의 지원을 받아 판로를 확장했고, 100억원의 투자 유치도 달성했다.”
기업들의 판로개척은 어떻게 돕나.
“대기업 유통전문가가 참여하는 판로지원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의 희망 판로를 위원회에 상정하고 위원회에서 이를 매칭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기술 기반 기업이 11번가, 쿠팡 등의 소셜커머스에 입점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재학생들의 창업 관심은 어떤가.
“학생들의 창업에 대해 관심이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에는 한해 1000명 이상이 창업 관련 교육을 수강한다. 창업 교과목이 교양으로 개설돼 있다. 일부 전공은 필수과목이다. 교육은 실무 중심으로 이뤄진다. 아이디어 개발은 물론 고객 검증을 통한 사업화의 가능성까지 검토할 수 있도록 수업이 진행된다.”
지역 사회와 연계한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
“세종 지역뿐 아니라 충청권 지역과 함께 교류하고 있다. 창업 관계기관들과 공동으로 스타트업 행사를 해마다 진행한다. 이 행사를 통해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동기 부여를 제공한다. 세종 지역은 경력단절 여성 비율이 높다.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지속해서 운영한다. 지자체 중 최초로 시민참여형 고객검증센터를 준비 중이다.”
세종시가 제2의 판교처럼 창업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시는 인구 80만 경제 자족 도시 완성을 위해 2030 미래먹거리산업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5대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스마트그린융합부품·소재산업’ ‘미래차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실감형 콘텐츠 산업’ ‘스마트시티 산업’을 육성한다.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올 한해 목표가 있다면.
“올해 목표는 중부권역의 창업 핵심 허브로 성장하는 것이다. 연초에 정한 정부의 창업성장 정량지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성과를 내고 싶다.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원년을 만들 예정이다.”
지상철 고려대 세종창업지원센터장
한국핀테크연구회 회장
소셜벤처연구회 회장
㈜싸이월드 사업전략이사 (1999.3~2001.11)
성신여자대학교 창업지원단 부단장 (2013.4~2018.8)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평가위원 (2018.01~)
정보통신기획 평가원 평가위원 (2017.01~)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평가위원 (2018.01~)
jinho2323@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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