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이후 지속적인 학대로 생후 16개월 여아 정인(입양 전 본명)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1심 결심공판이 14일 열리는 가운데 공판이 열리는 서울남부지법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정인양 양부모를 규탄하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1심 결심공판이 열리기 두 시간 전부터 이날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앞에는 정인양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1인 시위가 이어졌다. 경찰 역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인력을 배치하고 있었다.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김모(41·여) 씨는 "조직화된 단체나 모임도 아니고 모두 정인양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며 모인 사람들"이라며 "아직 1심이지만 양부모들은 상고, 항소를 제기할 것이 뻔하기에 1심에서부터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서울 양천경찰서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정인양이 사망하기 전까지 수차례 신고를 받고도 초동대처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1월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구로구에서 왔다는 박모(51·여) 씨는 "오늘도 경찰들이 와서 통제하고 있지만 무슨 자격으로 나와 있는지 모르겠다"며 "수장이 고개를 숙였지만 경찰이 더욱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1심에서 강도 높은 심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판엔 이정빈 가천대 의과대학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 교수는 검찰이 지난해 12월 정인양 사망 원인을 재감정해 달라고 의뢰한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지난 공판엔 그의 정인양 사망 관련 감정서가 제출됐다. 이후 장씨 측이 이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승낙하면서 이날 이 교수에 대한 증인 신문 진행이 예정됐다.
이후 증거 조사와 피고인 신문 등이 이어진 뒤 검찰은 최종 의견과 함께 양부모에 대한 구형량을 밝힌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에도 최후 변론과 진술 등을 제시할 기회를 제공하는데 이 자리에서 양부모 측의 입장이 나올 예정이다.
현재 양모인 장씨 측은 일부 학대와 폭행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인 혐의 등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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