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가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 등 제2외국어 교육학과를 통폐합하기로 한 가운데 소속 학생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14일 한국외대 사범대학 학생회는 학교 본부 측이 교육부에 제출한 ‘사범대 학과 폐지 및 학부 신설안’을 반려해달라는 공문을 전날 교육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학과 통폐합에 있어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다.
학생들은 공문을 통해 “해당 학칙 개정안은 학칙 개정 절차상에 있어 필수적인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으며, ‘학사 운영에 관한 중요 사항’에 해당함에도 전체교수회의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해당 학칙 개정안에 대한 구성원의 반대가 강력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학부제를 추진하는 것은 대학의 학문적 성격과 정당한 학사 운영 방식에 어긋나는 결정”이라고 항의했다. 이어 “학내 구성원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동의를 구하지 않고, 절차상 하자가 발견될 경우 학교 본부 측의 제출안을 조속히 반려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외대 학교법인인 동원육영회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사범대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교육과를 외국어교육학부로 통합하고 전체 인원을 약 30% 감축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이런 개편안을 교육부에 보고하고 내년 입시부터 외국어교육학부 형태로 신입생을 받는다. 이번 개편안 추진은 교육부가 지난 2월 발표한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에서 한국외대 사범대가 전국 45개 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가장 낮은 C등급을 받은 데 따른 여파다.
해당 학과 교수와 학생, 동문들은 통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학부제가 학과 교육의 전문성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어·독어교육과 총동문회는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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