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툭하면 전산 장애' 신한금투, 피해보상 논란

입력 2021-04-14 16:24   수정 2021-04-15 09:12


잦은 시스템 장애로 물의를 빚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증권이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 정보를 무단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신한금투는 올해 들어 세 번째 전산 사고를 냈다. 지난해 11월 모바일 거래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킨 데 이어 올해 1월 6일 서비스 지연 장애가 발생했다. 1월 11일에는 개장 직후인 9시부터 10시24분까지 간편인증 사용 고객들의 접속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일부 서비스가 중단됐다. 동시 접속 고객수가 폭증하자 서버가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고객들은 제 시간에 주식을 거래하지 못해 손실을 입었다.

지난 13일에는 이체 시스템 오류로 타행 계좌 이체와 입금 업무가 중단됐다. 타사 이체시 수취인 조회 불가로 이체 불능 상태가 빚어졌다. 타행에서 신한금투 계좌로 입금할 때도 계좌가 조회되지 않는 현상이 오후까지 지속됐다. 이런 현상은 홈트레이딩시스템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 전 채널에서 발생했다.

시스템 오류는 이날 오후까지 계속됐고 고객들은 지점을 내방해 업무를 처리해야했다. 이날 신한금투에서 일반 청약을 진행한 스마트팩토리 전문업체 이삭엔지니어링은 청약 시간을 오후 4시에서 오후 5시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스템 복구가 지연되자 오후 7시까지 세 시간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신한금투는 민원을 제기한 고객의 시스템 접속 기록을 무단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체 오류가 지속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명의 계좌의 접속 기록과 거래 내역을 조사한 것이다. 금융기관이 고객의 동의 없이 개인 정보와 계좌 기록 등을 조회하는 것은 불법이다.

신한금투 측은 "금융결제원에서 올라온 이체 오류 명단 리스트에서 고객 이름을 찾아본 것이며 동명이인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피해 고객들은 신한금투의 보상 규정에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신한금투는 전산 장애로 거래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고객센터나 지점 통한 대행주문이 불가한 경우만 주문장애로 규정하고 있다. 유선 전화와 오프라인 창구가 운영되고 있다면 보상에서 제외된다는 얘기다.

보상 기준도 주문처리 근거가 남아있을 때만 가능하다. 주문 근거가 없거나 매수주문 등 기회 비용에 대해서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신한금투 이용 고객은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제 때 매수하고 매도하는 것이 중요한데 툭하면 거래 장애가 생기는 증권를 어떻게 믿고 이용하겠느냐"며 "'따뜻한 금융'을 추구한다는 회사가 피해 고객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하기는 커녕 개인 접속 기록을 무단 조회하고 핑계거리 찾기에 급급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이 기사는 04월14일(15:5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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