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가구회사가 中企에 납품하는 까닭

입력 2021-04-14 17:23   수정 2021-04-15 01:54

대형 가구업체 현대리바트가 중소기업에 가구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로 나선다. 공공조달 시장에 참여하는 가구제조 중소기업에 모듈형 책상, 장롱, 싱크대 등 다섯 개 제품을 납품할 예정이다. 대기업이 거꾸로 중소기업에 부품 및 반제품을 납품하는 이례적인 사례다.

현대리바트와 가구제조 중소기업의 이색 협업은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이 주관하는 ‘친환경 핵심소재·부품 지원을 통한 대중소 상생협력 사업’이 계기가 됐다. 현대리바트는 이 사업의 협력회사로 참여해 3년간 공담, 그린우드, 넥시스 등 중소 가구제조업체 일곱 곳에 가구 부품 및 반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리바트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중소기업들은 각자 보유한 디자인과 기술력을 적용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일 방침이다. 중소기업이 진출하기 적합한 공공조달 시장에 대기업이 협력사로 참여해 품질을 끌어올리고 중소기업의 판로 확장을 지원하는 새로운 상생협력 모델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사업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공공조달 상생협력 지원대상 과제로 선정되면서 탄력이 붙고 있다. 중기부는 14일 ‘2020년 3차 공공조달 상생협력 지원대상 23개 과제’를 발표하고 “선정된 상생협력 제품에 대해 공공조달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브랜드로 최종 제품이 출시되는 만큼 공공조달 시장에서 중기 제품을 홍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정된 23개 과제는 상생협력을 통해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 사례들이다. 펌프제조업체 신성터보마스터는 ‘막힘없이 이송 가능한 오·폐수용 단일 채널 수중펌프 상생협력’이란 이름으로 펌프류 직접생산 설비를 보유한 중소기업 강운테크와 상생협약을 맺었다. 신성터보마스터는 생산설비가 부족해 공공기관 납품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이번 공공조달 상생협력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공공조달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중기부 지원대상 과제에는 주관기업 31개를 비롯해 대기업·중견기업을 포함한 협력기업 13개 등 총 44개 기업이 참여했다. 총 62개 제품에 대한 상생협력과제를 추진한다. 이희정 중기부 판로정책과 과장은 “올해는 상생협력 지원 대상 선정 과제 수를 늘려 중소기업의 공공조달시장 판로확대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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