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 장기간 매년 이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문제다. 코리아세븐은 연 매출의 0.6%가량을 브랜드 사용료와 ‘운영 기술 도입’ 비용으로 미국 세븐일레븐에 내고 있다. 업계에선 코리아세븐이 약 2년 전 맺은 이 계약의 기간이 10년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조684억원이었던 코리아세븐의 매출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수천억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CU는 2012년까지는 일본 훼미리마트에 돈을 내고 브랜드를 빌려 쓰던 처지였다. 그러나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주도로 1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수하고 훼미리마트를 CU 브랜드로 전환했다. 당시 홍 회장은 “사과나무를 키워 무럭무럭 자라게 하고 열매도 따먹지만 정작 나무는 우리 것이 아닌 상황”이라며 “(남의 브랜드에) 안주하지 말고 브랜드 전환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독려했다.
코리아세븐은 미국 세븐일레븐과 장기계약으로 묶여 있는 데다 신사업을 모색 중인 롯데그룹 사정상 브랜드 독립이 여의치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전환이라는 목표를 이뤄야 하는 롯데그룹은 편의점 사업 말고도 내부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사정을 전했다.
코리아세븐은 흑자전환을 위해 최근 콘텐츠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12일에는 편의점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신선식품 전용 브랜드 ‘세븐팜’을 시작했다. 세계 1위 브랜드인 세븐일레븐의 ‘글로벌 소싱’ 능력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3월 미국 세븐일레븐의 인기 와인 ‘트로이목마 3종’을 단독으로 들여오기도 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앞으론 글로벌 브랜드의 강점을 이용한 물류 확대와 자체 해외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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