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울산공장, 그린팩토리로 변신

입력 2021-04-14 17:53   수정 2021-04-15 01:43

국내 첫 정유 시설인 SK이노베이션 울산CLX(콤플렉스)가 ‘벙커C 보일러’ 가동을 완전히 멈추고 친환경 석유화학 단지로 바뀐다.

1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울산CLX는 석유정제 시설 가동용 동력보일러로 사용했던 벙커C 보일러 8기를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로 모두 대체했다.

울산CLX는 1962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정유 시설이다. 중동 등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와 정제한 뒤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을 생산한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노후한 설비가 적지 않다. 동력보일러가 대표적이다.

울산CLX는 지난 50년간 동력보일러 원료로 벙커C유를 사용했다. 동력보일러는 정제시설에 꼭 필요한 스팀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벙커C유가 가격이 저렴하고 화력이 좋아 다른 해외 정유사도 대부분 벙커C유를 활용했다. 하지만 최근 벙커C유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따라 울산CLX는 동력보일러 연료를 바꾸기로 했다. 2019년 11월부터 LNG 보일러로의 전환 작업에 나섰다. 그동안 총 690억원을 들여 시설을 바꿨다. 벙커C 보일러 8기의 가스 버너를 교체하고 LNG 공급 라인을 개설했다.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탈질 설비도 새로 달았다. LNG 연소 시 나타나는 연소 공기 부족, 보일러 튜브 온도 상승 등을 해결하기 위한 설계 변경도 마쳤다.

울산CLX는 벙커C 보일러 교체를 통해 연간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배출을 기존 대비 각각 16만t, 858t 줄일 수 있게 됐다. 이산화탄소 16만t 저감으로 매년 6만4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기존 벙커C 보일러에서 발생했던 황산화물 1010t, 미세먼지 12t은 100% 저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박재홍 SK에너지 울산CLX 동력공장장은 “사업장 자체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현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벙커C 보일러 가동을 중단했다”며 “세계 석유화학 단지의 ESG 모범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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