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속 청약통장, 그냥 뒀다가 큰일난다 [더 머니이스트-박지민의 청약뽀개기]

입력 2021-04-16 07:58   수정 2021-04-1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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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청약자들의 발길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신규 공급대책과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의 허와 실을 간파한 청약자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예비 청약자들은 적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청약통장을 준비해 놓습니다.

하지만 정작 써먹으려고 할 때, 해당 아파트의 청약조건과 차이가 있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롱 속에 통장을 마냥 모셔만 놓으면 안되는 이유입니다. 필자가 '청약스펙'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청약통장이 어떤 종류이고 어디서 써먹을 수 있을지 평소에 미리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바늘구멍 당첨 가능성에 기약없는 입주시기까지 도무지 감 잡을 수 없는 사전청약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예비청약자들도 있을 겁니다. 우선 빠르게 내 집 마련을 하려면 우리 동네 청약을 먼저 챙기는 것이 훨씬 현명합니다. 아파트 분양 시 모집세대 이상의 경쟁이 발생하면 그 지역 내 거주하는 청약자에게 우선 당첨권을 줍니다. 이를 '당해지역 우선'이라고 합니다. 지금과 같은 청약 과열시기에는 이처럼 '내 청약스펙'의 객관적인 판단이 중요합니다.


서둘러야하는 청약 부류가 있습니다. 바로 '청약예금'과 '청약부금' 가입자인데요. 2009년 5월 직전에 가입한 청약자가 그 대상입니다. 그보다 훨씬 이전이면 차라리 좋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청약통장 가입기간 만점 점수인 17점을 채워놓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만점이 아닌 상태인 2007~2009년 가입자들의 경우 눈을 크게 떠야 합니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기간 최대 15년 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최대 15년 17점, 부양가족 최대 6명 35점으로 합산 만점 84점이 최대 점수입니다. 2009년 5월부터 가입자를 받은 주택청약종합저축은 2021년 5월이 되어도 가입기간 만 12년을 겨우 채웠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주택청약종합저축보다 가입기간 점수에서 유리한 청약예금, 청약부금 가입자는 몇 명이나 될까요?

작년 말 기준 종합저축의 1순위 가입자는 약 1305만 명입니다. 청약예금과 청약부금 1순위 가입자는 합쳐서 약 119만 명입니다. 이 숫자는 종합저축 대비하여 9.1%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119만 명 중 청약통장 15년 이상 가입자는 97만 명입니다. 5명 중 4명이 15년 이상 청약 장수생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들은 다른 조건(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이 같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보다 가점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위 포지션은 지금부터 3년 간 유효합니다.

현재 분양시장은 청약납입금 순차순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공공분양이 아닌 가점순으로 당첨자를 뽑는 민간분양 공급량이 아직은 더 많습니다. 아무리 오래 ‘묵힌’ 통장이라도 청약예금과 청약부금의 경우, 3년이 지나면 주택청약종합저축 2009년 가입자들이 통장가입기간 점수에서 만점을 받게 되니 출발선이 같아집니다.

당첨확률이 높은 청약예금, 청약부금 청약자들의 시한부는 3년 남았습니다. 기다리기 보다는 사정에 맞는 내 집을 찾아보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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