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됐다. SK종합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석유화학 제품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제품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의 물량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4일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SK종합화학의 이달말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실시한 신용등급 평가에서 이 회사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만 SK종합화학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로 유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가 폭락 등의 영향으로 SK종합화학 매출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제품 마진이 줄어든 탓에 영업손실 535억원의 적자를 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지난해 프랑스 폴리머 업체 아르케마의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을 4488억원에 인수하고, SK이노베이션에 7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하는 등 자금이 유출되면서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차입금의존도가 2019년 21.0%에서 32.4%로 급상승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 과도한 배당금을 지급한 점도 재무 악화의 한 요인으로 지목했다. SK종합화악의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2018, 2019년 각각 118%(8000억원, 중간배당 2500 억원 포함), 211%(7000억원)에 달했다. 신평사들은 보고서에서 "올해는 실적 악화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업황이 개선될 경우 배당규모가 재차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제품의 글로벌 시장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 역시 우려스럽다고 신평사들은 지적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인데다 중국 경쟁 업체들이 생산시설을 증설해 출하량을 늘린 탓에 마진이 줄어들고, 물량을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폴리에스터 섬유와 페트병 등을 만드는 석유화학산업의 대표적인 기초 원료 파라자일렌(PX)과 스티로폼과 합성고무 플라스틱 등의 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 등 방향족 제품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SK종합화학의 2020년말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96.5%에 불과하고, 그룹의 지원 여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재무상태는 우량하다고 신평사들은 평가했다. 단기성차입금은 3342억원으로 총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4%의 낮은 수준이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풍부해 단기유동성 위험도는 낮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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