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교제했던 현역 프로야구 선수를 협박하고 괴롭힌 3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사람은 “사진,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돈을 뜯어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위글을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남신향 판사는 장모(37·여)씨의 명예훼손·모욕 혐의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공갈 혐의에 대해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2011~2014년 프로야구 선수 A씨와 교제한 장씨는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고 인터넷에 허위 글을 올려 비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씨는 2017년 7월 A씨에게 전화해 “돈을 보내지 않으면 교제했던 기간에 함께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하거나 SNS를 통해 부정적인 내용을 올리겠다”고 협박했다. 그리고 같은 해 7~10월 5차례에 걸쳐 1500만원을 송금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9년 1월에 자신의 SNS에 A씨를 놓고 ‘5년 동안 뒷바라지했는데 배신했다’, ‘바람 난 상대와 결혼했다’는 등의 허위 글을 올려 A씨 부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공개적으로 욕설해 모욕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장씨가 A씨를 뒷바라지하거나 A씨가 장씨와 교제하던 중 다른 상대를 만나 결혼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장씨의 글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박해 돈을 갈취하고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도 극심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잘못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회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엄벌해달라고 탄원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