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엠투엔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협상을 거쳐 신주발행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최대주주를 변경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엠투엔은 신라젠 인수로 바이오사업 부문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8월 바이오사업에 진출했다. 엠투엔바이오와 엠투엔바이오US(미국법인), 그린파이어바이오(GFB)를 보유하고 있다.
GFB는 초기 단계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인수해 연구개발(R&D)한 뒤,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하는 사업을 추구한다. 엠투엔과 GFB는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의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6개의 물질을 확보해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GFB에는 화이자 MSD 얀센 다케다 등 글로벌 제약사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넥타테라퓨틱스 창립을 이끈 아짓 싱 길 대표를 주축으로, 산지브 먼머쉬 최고사업책임자(CBO), 스티브 모리스 최고의료책임자(CMO)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약물 개발 및 프로그램 관리 전문가인 마이클 와이커트 박사와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항암바이러스 '임리직'의 주 연구자인 하워드 카프만 박사도 GFB에 영입됐다.
이들은 신라젠 파이프라인의 개발 및 기술이전 과정에 투입될 예정이다.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을 위한 ‘드림팀’과 만나게 됐다고 자평했다.
엠투엔은 ‘SIK’ 효소가 과발현된 난소암을 표적으로 후보물질 ‘GRN-300’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난소암에 이어 삼중음성유방암 임상 2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엠투엔은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표준치료법과 SIK 억제제 간 시너지 효과를 확인했다.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항암바이러스 임리직은 55.5%의 완전관해(CR)를 나타냈다. 신라젠의 ’펙사벡’이 임리직과 같은 항암바이러스라는 점에서, 삼중음성유방암에서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신라젠의 연구개발 및 기술이전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GFB는 2023년 10개가 넘는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기업공개(IPO) 및 기술이전 등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GFB는 앞서 임상 2상을 거친 후보물질에 대해 최대 23억 달러(약 2조6000억원)의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업계에서는 엠투엔이 신라젠을 인수하게 되면 다양한 연구개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젠의 펙사벡은 개발 포인트가 단독요법에서 병용요법으로 변경됐다”며 “엠투엔과 신라젠은 다양한 병용 임상을 타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엠투엔은 GFB 이외에 신라젠, 신라젠의 협력사인 리제네론과도 협력 관계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는 관측이다.
한편, 서홍민 엠투엔 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이다. 대부업을 하는 리드코프가 엠투엔의 관계사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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