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타 줄여 선두 나선 함정우 "과감한 퍼팅이 주효했죠"

입력 2021-04-16 17:31   수정 2021-04-16 23:44

16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2라운드가 열린 강원 원주 오크밸리CC(파72) 9번홀(파4). 이날 경기를 10번홀에서 출발해 자신의 마지막 홀에 들어선 함정우(27·사진)의 티샷이 벙커에 떨어졌다. 후반에만 5타를 줄이며 달려오다 7번홀(파3) 보기로 제동이 걸린 상태. 함정우가 벙커에서 잡은 것은 9번 아이언이었다. 과감한 샷을 맞고 튀어오른 공은 하늘 높이 치솟았다가 핀 바로 옆에 자리잡았다. 함정우는 2라운드 마지막을 버디로 마무리하며 7언더파 65타, 합계 11언더파로 단독 1위를 굳혔다.

이날 함정우는 8개의 버디를 몰아쳤다. 아침부터 강한 바람이 불면서 출전 선수 대부분이 전날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함정우는 달랐다. 무보기 플레이 기록은 아깝게 놓쳤지만 후반 4개 홀에서 내리 버디를 잡으며 매서운 샷 감각을 펼쳤다. 공동 2위 최민철 등 4명을 4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갔다.

함정우는 2018년 신인상을 받고 이듬해 SK텔레콤 오픈에서 첫승을 달성하며 루키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추가 우승 소식은 없었지만 기회는 많았다. 지난해에만 2라운드 후 선두에 오른 경기가 세 번이다. 작년에 출전한 10개 대회 중 네 번 톱10에 들었고 9개 대회에서 커트 통과했다.

함정우는 2라운드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챔피언조에서 쳤다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 다른 선수들은 쉽게 얻지 못하는 기회를 자주 맞이했던 만큼 언젠가 우승도 한 번은 할 거라 생각하며 묵묵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시즌을 마치고 퍼팅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동계훈련 중 퍼팅을 집중 공략하며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에게 첫 우승을 안겨준 퍼터도 다시 잡았다. 그는 “그간 퍼터를 다양하게 써 보다가 ‘한 우물만 파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2019년 SK텔레콤 오픈에서 사용한 퍼터를 다시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보다 과감해진 퍼팅 전략도 주효했다. 그는 “그린이 빠른 것 같긴 하지만 너무 안전하게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차피 퍼팅은 50 대 50의 확률인데 기회를 과감하게 살려 우승 경쟁을 해보자는 생각에 강하게 친 것이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했다.

이제 두 번의 라운드가 남은 상태에서 심리적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함정우는 “흘러가는 대로 즐기며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함정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연습장에서 엄청난 장타를 날리는 선수들을 보면 순간적으로 위축되기도 하지만 ‘내가 제일 낫다’고 생각하며 나에게만 집중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원주=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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