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몸값 100조? 우리도 간다"…e커머스 앞다퉈 기업공개 박차

입력 2021-04-16 17:35   수정 2021-04-23 17:59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잇달아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e커머스 시장의 성장성이 커지자 이참에 증시에 입성해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취지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N의 자회사인 NHN고도는 최근 주요 증권사에 상장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조만간 주관사 선정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IPO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증시에 입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NHN고도는 2003년 설립된 쇼핑몰 솔루션 개발업체로 창업자들에게 온라인 쇼핑몰 개설과 상품관리, 주문, 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32억원,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6%, 70.3%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눈여겨보고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가 2019년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방식으로 400억원을 투자했다.

다른 e커머스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상장 채비를 꾸리고 있다. 티몬과 컬리가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와 무신사 등도 잠재적인 IPO 후보로 꼽힌다.

IB업계에선 호황기를 맞은 e커머스 업체의 상장 행렬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지금이 기업 가치를 높게 인정받아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절호의 기회여서다. 특히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쿠팡의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기록한 것이 장외 e커머스 업체들의 상장 의지를 높이는 기폭제가 됐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e커머스 업체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신세계와 카카오가 최근 각각 W컨셉과 지그재그 등 여성의류 플랫폼을 품었다. 몸값이 최대 5조원으로 평가받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도 신세계와 롯데 SK MBK파트너스 등이 뛰어든 가운데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상품 경쟁력과 수수료 등을 두고 e커머스 업체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실적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증권사 IPO 담당임원은 “e커머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더라도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거나 오랫동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은 투자자의 눈길을 끌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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